대만 입법원장 결국 국민당 몫으로…한궈위 당선, 의회 견제 강화될 듯
대만 제11대 입법원장(국회의장 격) 선거에서 친중 성향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이 승리했다. 반중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지난달 13일 입법위원 선거에서 국민당에 원내 제1당 지위를 내어준 데 이어 입법원장 자리도 뺏기면서 새 정부 초기 국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치러진 대만 제11기 입법원 원장 선거에서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가 당선됐다고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가오슝 시장을 지낸 한 신임 입법원장은 2020년 총통 선거 때 국민당 후보로 출마해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과 맞붙어 낙선했던 인물로, 지난달 입법위원 선거에서 국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한 원장은 이날 제11기 입법원 개원과 함께 치러진 원장 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간 끝에 민진당 소속으로 직전 입법원장을 지낸 유시쿤(游錫坤) 후보를 제치고 입법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이날 입법원장 선거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상됐었다. 국민당은 지난달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 전체 113석 중 52석을 차지해 원내 다수당이 됐다. 앞서 제10기 입법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민진당은 5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는 8석을 확보한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이 쥐고 있었다. 하지만 민중당이 선거 전날 양당에 대한 지지 없이 독자 후보를 내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국민당 후보 당선이 점쳐졌다.
대만 입법원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해 다득표자를 당선자로 결정한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국민당 한 후보는 무소속 2석의 표를 합쳐 모두 54표를 얻었고, 민진당 유 후보는 민진당 의석수 대로 51표를 가져갔다. 민중당 황산산(黃珊珊) 후보는 7표를 얻는데 그쳐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민중당 입법위원들은 자당 후보가 탈락하자 2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2차 투표에서도 54 대 51로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한 후보가 당선됐다. 입법원장 연임을 노렸던 유 후보는 이날 선거에서 패배하자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비례대표 입법위원직을 사퇴했다.
집권 민진당은 입법원장 선거 패배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총통 선거에서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오는 5월 출범하는 라이칭더(賴淸德) 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진당은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집권기에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 예산이 대폭 삭감·동결되는 등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민진당은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의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민중당 측 인사들을 내각에 기용하는 방식으로 연정에 준하는 제2야당과의 연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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