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일회성 테마라고?...증권가 "지주사 랠리는 지금부터"

김창현 기자 2024. 2.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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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자 투자자들은 고심에 빠졌다.

이미 정부 정책이 충분히 반영돼 지주사들 주가가 충분히 오른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본격적으로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만큼 최대 수혜는 지주사주 투자자들이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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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날 최 부총리는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하자 투자자들은 고심에 빠졌다. 이미 정부 정책이 충분히 반영돼 지주사들 주가가 충분히 오른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과 SK, CJ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1일 증시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1만700원(7.75%) 오른 14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4만8800원을 터치하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K(7.36%), CJ(7.45%) 등도 상승 마감했다. 삼성물산과 SK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뛰었고, CJ도 20%가량 상승했다.

지주사주의 상승 랠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품는다. 자회사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지주사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는 소위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가 자주 연출된 탓이다.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에게 증권가에서는 지주사들의 랠리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조언한다. 본격적으로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만큼 최대 수혜는 지주사주 투자자들이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의 핵심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에 발생한 대리인 문제에 있다고 보고 자사주 제도 개선 등을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지주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이 의결권을 가진 주식 수를 줄이거나,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세력에게 매도해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돼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해소하고자 금융위는 이달 중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개선을 골자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더 나올 호재가 없다며 저평가주들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기업 밸류에이션 프로그램 발표까지는 아직 보름 넘게 남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중요한 도구인 정기주주총회도 한 달 넘게 남은 만큼 기대감은 여전히 풍부하다"며 "지주사는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여타 주식과 비교해보더라도 지배구조가 낙후돼 있었기 때문에 금번 제도 개선 과정에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자사주 개선 제도 내 포함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이 빠졌으나 증권가에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지주사들은 자사주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에 발맞춰 소각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전날 보통주 781만주와 우선주 16만주가량을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5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으나 이를 3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자기주식 전량을 균등 불할 소각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에 힘쓴 상장사를 중심으로 상장지수펀드(ETF)가 만들어지거나, 거래소가 관련 지수를 개발하면 지주사에 수급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 통상 ETF 등은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을 먼저 담기 때문이다. 저PBR주 중에서 삼성물산(시총 기준 코스피 13위), SK(23위), LG(24위), CJ(114위) 등은 은행·생명·보험주에 비해 시총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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