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타는 손흥민’ 이채운, 강원 2024 ‘2관왕’ 등극
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18·수리고)은 외모가 축구 스타 손흥민과 닮았다는 얘길 제법 듣는다. ‘보드 타는 손흥민’으로 통한다. 외모뿐이면 화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력도 갖췄다.
이채운이 1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 파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88.50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땄던 그는 주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도 ‘금빛 비상’을 완성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과 팀 이벤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김현겸(18)에 이어 한국 선수단 두 번째 2관왕에 올랐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선수들은 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오르내리며 점프와 회전 등을 통해 화려한 공중 연기를 펼친다. 심사위원들은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공중 연기를 채점해 순위를 정한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스노보드 속도가 떨어져 연기를 이어나갈 수 없다. 따라서 대회마다 다르지만, 보통 3~4차례 시기를 거쳐 그중 가장 높은 점수로 최종 순위를 매긴다.
1차 주행에서 87.25점을 기록한 이채운은 2차 주행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88.50점으로 점수를 더 높였다. 그리고 마지막 3차 시기를 앞두고 이미 우승을 확정한 그는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레이스를 마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2위는 알레산드로 발비에리(16·미국·84.75점), 3위는 야마다 류세이(18·일본·83.00점)였다. 한국의 이지오(16)는 79.50점으로 5위에 자리했다.
이채운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 선수가 갑작스럽게 불참을 선언하며 행운의 출전권을 따냈다. 당시 한국 선수 중에선 최연소였고, 전 세계 참가 선수를 통틀어서도 둘째로 어린 유망주였다.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며 급성장한 그는 2022년 스위스에서 열린 FIS 주니어 세계선수권 등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3월엔 조지아 바쿠리아니에서 열린 성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하프 파이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녀 스키·스노보드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제패이자 스노보드 세계선수권 역사상 남자부 최연소 우승이었다.
그리고 모국으로 돌아와 왜 자신이 단순히 ‘유망주’가 아닌 ‘챔피언’인지 증명했다. 이채운은 2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입상 희망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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