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이 예술로 하나되다…‘몽골리안 루트 2024’ 전시회 [전시리뷰]
“예술의 힘은 언어가 달라도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와 수원지역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작품으로 서로의 뜻을 이해했다.
지난 30일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아트갤러리 라포애에서 열린 ‘몽골리안 루트 2024’ 개막식은 ‘교류의 장’이었다. 언뜻보면 생김새도 비슷한 이들은 국가는 달라도 예술이라는 공통점으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게 포옹을 나누고 각자의 전통문화를 선물했다.
라포애 갤러리가 주최하고 몽골 국립교육대학과 경기대, 수원문화재단이 후원한 ‘몽골리안 루트전’은 몽골의 수도에 자리한 국립교육대학의 미술학과 교수진 10여명과 경기대 미대 교수 등 한국작가 10여명이 참여한 한-몽 협력전이다.
몽골의 작품을 대거 한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조차 쉽지 않았던 이번 전시의 출발에는 약 15년 전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바트에르덴 몽골인한국유학졸업생협회 회장이 있다. 과거 경기대에서 관광경영학 석·박사를 딴 한국 유학 1세대인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몽골의 자연환경관광부 국장, 관광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한국에서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그는 누구보다 한-몽간 교류가 계속되길 바라며 끊임없이 양국 교류의 물꼬를 터왔다.
여기에 제자들을 과거 몽골에 교생실습을 보내는 등 몽골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박성현 라포애 대표이사 겸 경기대 명예교수의 뜻이 맞닿았다. 박 대표는 “몽골과 우리는 하나의 뿌리를 가진 동질성을 갖는다”며 “4년 전부터 준비했던 전시인데 코로나로 무산돼 아쉬움이 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이 문화는 물론 교육 등 전 분야에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천여년 전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뻗어나갔던 몽골의 궤적을 현대의 예술로 다시 좇아가는 의미를 담았다. 갈바드라흐 몽골국립교대 미술학과장은 “서양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한 뿌리의 아시아의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 새롭게 개척하고 계속해서 뻗어나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몽골국립교대 교수진이 직접 작가로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몽골의 드넓은 초원 위 말의 모습 등 자연 풍경화와 몽골인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전통화, 서양화와 추상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대진, 이동숙 등 한국 작가들 역시 전통화, 추상화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전시는 3일까지.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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