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차관 “한국 IRA 우려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MSP로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해야”
FEOC 조항 등 한국 우려사항 고려할 것
우방국 간 공조로 핵심광물 대중의존도 낮춰야
정권 교체돼도 “IRA 초당적 지지 받을 것”
1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그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들의 의견을 국무부 및 상무부·재무부 동료들에게 스스럼없이 전달해왔으며, 우리 역시 그 우려를 수용해왔다”며 “이 같은 패턴은 해외우려기관(FEOC) 조항을 포함한 IRA 전반 사항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IRA를 필두로 한 청정에너지 전환 목표는 결코 미국 혼자서 달성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우려를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회의를 전후로 외교부 측이 IRA 해외우려기관(FEOC)과 관련한 업계의 우려를 전달한 것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IRA 세부규정에 따르면 IRA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다만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이 FEOC로 규정되면서 중국산 핵심광물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외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반도체 과학법(CHIPS act·칩스법)에 따른 세액공제·보조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한국 측 기업의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상무부에서 관련 기업들의 요청을 접수한 상태”라며 “올해부터 실제적인 보조금 혜택이 지급될 것이다. 최대한 빨리 기업들에게 펀딩(funding)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인 리튬,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은 현재 60~70% 이상이 중국에서 채굴되거나 가공된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미국은 단일 공급망에 의존할 수 없음을 알게 됐다”며 “IRA, 칩스법 등이 바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다양화를 달성하는 중요 방편으로 그는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ineral Security Partnership·MSP)’을 꼽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13개국 및 유럽연합(EU)까지 참여 중인 MSP는 핵심광물에 관한 회원국 간 정보 공유, 금융·투자 분야 공조, 핵심 광물 재활용 등의 협력을 골자로 한다.
MSP는 출범 이후 총 4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광산업계 특성상 이는 매우 빠른 진척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같은 MSP 체제에서 한국은 더할 나위없이 좋은 파트너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한국은 새로운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우리와 함께 몽골을 찾기도 했으며, 한국 스스로도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광물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긴밀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대해선 “이를 ‘미중 기술전쟁’이라고 부르고 싶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작년 미중 무역액 수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기존의 디커플링 기조가 아닌, 필요에 의한 경쟁과 협력을 강조하는 디리스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올 미국 대선 이후 IRA 법안이 대수술을 겪게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현재 미 정계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행정부가 교체된다 하더라도 IRA 법안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란 요지다.
그는 “현재 미국 내 실업률은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이같은 성과는 IRA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IRA는 초당적 지지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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