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신선식품에 든 '드라이아이스' 잘못 만지면 동상 초래

-맨손으로 잡거나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 필요
-물집 터트리거나 강한 열을 주면 되레 증상 악화

설 명절을 앞두고 신선식품 선물 택배가 늘어나는 요즈음, ‘드라이아이스’ 접촉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송된 선물을 뜯어서 옮기려다 내부의 선도 유지용 드라이아이스를 무심코 만지거나 접촉하면서 동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아이스는 이산화탄소를 영하 78도로 냉각한 고체 형태다. 녹을 때 액체가 아닌 기체로 바로 변하면서 주위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급격히 낮춘다. 매우 차갑고 기체화하는 특성상 신선식품 혹은 아이스크림 배달에 주로 사용된다. 얼음팩에 비해 냉기 보존이 길고, 액체 누수가 없어 선호되는 편이다.

하지만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만지거나 피부와 닿게 되면 피부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며 동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인체의 피부는 크게 표피층, 진피층, 피하지방층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바깥쪽의 표피층이 손상되면 피부가 하얗게 되거나 무감각 또는 통증이 일어난다. 진피층까지 손상되면 부종이나 물집이 생길 수 있다. 만일 진피층 전체와 혈관까지 손상되면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배병관(응급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우리 피부에는 감각을 느끼는 감각점이 있는데, 너무 차갑거나 뜨거우면 화상과 비슷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드라이아이스를 만져서 생긴 증상을 화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배 과장은 “만일 드라이아이스로 동상을 입었다면, 우선 39~42도의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 체온을 높이고 상처 부위를 깨끗한 거즈 등으로 보호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물집을 터트리거나 뜨거운 물 또는 핫팩, 드라이기 등으로 피부에 열을 주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병원 응급의학과 배병관 과장.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잡거나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드라이아이스를 제거할 때는 포장지나 두꺼운 장갑과 함께 집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저온에 쉽게 손상이 갈 수 있는 곳에 드라이아이스를 놓으면 표면이 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배병관 과장은 “드라이아이스는 기체화되면서 가스를 발생시키고 산소 비율을 낮추기 때문에, 드물지만 질식의 위험도 있다. 드라이아이스에서 나오는 연기는 마시지 않도록 하고, 환기 잘 되는 곳에서 자연 기화되도록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드라이아이스를 빨리 없애기 위해 찬물을 붓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급속히 발생되면서 포장재가 터지거나 파편이 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