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하이NA·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메모리 기술 한계 돌파”
“3차원(D) D램과 400단 낸드 등 첨단 반도체를 양산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기술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하이NA 극자외선(EUV),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공정을 바탕으로 이를 돌파해 나갈 것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4′ 기조연설에서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의 집적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 동향’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향후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위해 도입할 기술 현황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제품 양산 계획을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로 첨단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 AI 시장은 연 평균 성장률이 35% 수준이다”며 “내년에는 생성형 AI가 모든 데이터 사용량의 10% 수준을 차지해 이를 구동할 고성능 메모리의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 핵심 제품으로 HBM과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를 꼽았다. 김 부사장은 “HBM은 오는 2026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 40%를 기록할 것”이라며 “D램보다 처리 속도가 16배 빠른 PIM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등 여러 장치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통합 인터페이스인 CXL 시장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면서 기술적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D램은 선폭이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까지 미세화되면서, 기술적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며 “낸드에서도 더 높은 단수를 적층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하이NA와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공정을 도입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양산을 위해 EUV 공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회로 선폭이 좁아지면서 노광 공정의 생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하이NA EUV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하이NA EUV는 경제성 있는 더블 패터닝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하이NA EUV는 7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기존 EUV 장비보다 더 미세한 공정을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그러면서 3D D램과 400단 낸드 생산을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다이)를 범프(돌기) 없이 구리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HBM과 낸드 등 적층 수가 높아지는 제품의 두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김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본딩을 ‘초고층 낸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6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HBM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검토 중인 데, 낸드에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3D D램에서도 하이브리드 본딩을 접목하는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낸드에서도 400단급 구현에 웨이퍼 본딩 기술을 도입해 경제성 및 양산성을 향상시킨 차세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강지호 SK하이닉스 리서치 펠로우는 1일 ‘차세대 디바이스의 게임체인저로서 하이브리드 공정’을 주제로 진행한 세션에서 하이브리드 공정 활용 계획을 밝혔다. 강 펠로우는 “HBM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이 칩을 높게 쌓으면서도 얇게 만들어 공간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를 구현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이브리드 본딩의 핵심은 웨이퍼가 손상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본딩을 이뤄내 적층을 해내는 것”이라며 “평탄화 작업부터 계량, 검사까지 공정의 성공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강 펠로우는 “현재 10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100㎚) 미만의 환경을 검사할 방법이 부재한 상태라 공정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산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펠로우는 SK하이닉스가 하이브리드 본딩 연구 개발 과정에서 국내 장비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명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연구 단계에서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후에 하이브리드 공정을 도입한 양산이 진행된다면, 국산 장비 사용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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