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마동석 "난 아티스트보단 엔터테이너, 게임같은 액션 원했다"[인터뷰]①

김보영 2024. 2. 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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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행 감독 액션보며 연출도 잘할 것이라 믿었다"
"서사 많았지만 덜어내, 액션영화라 선택과 집중"
"'황야' 글로벌 1위, 할리우드에서도 연락 와"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나는 영화를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라 생각하지 스스로를 아티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로 쌍천만 타이틀을 거머쥐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비영어권 글로벌 1위로 끌어올린 마동석은 자신을 이렇게 칭했다. 마동석은 “사람들이 살아내는 인생 자체가 쉽지 않은데 영화를 보는 그 시간만큼이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풀어내셨으면 한다”며 “내 어릴 때도 그런 재미가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동석은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의 공개를 기념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달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국내 주요 영화들의 무술감독으로 명성이 자자한 허명행 감독이 처음 연출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마동석이 주연과 제작을 겸했으며, 이희준, 이준영, 노정의, 안지혜,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황야’는 전 세계 14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영화 부문 글로벌 1위에 등극했다. 영어권을 포함해 전체를 기준으로는 2위에 랭크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마동석은 글로벌 1위 소감을 묻자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에서 함께 일한 관계자들에게도 연락을 많이 받았다. 재미있게 잘 봤다더라. ‘황야’의 후속편도 만드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황야’의 시즌2 제작 계획에 대해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만 하고 있다.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마동석은 가족처럼 각별히 아끼는 소녀 ‘수나’(노정의 분)를 구하기 위해 지완(이준영 분)과 함께 의사 양기수(이희준 분)의 아파트로 떠난 사냥꾼 ‘남산’ 역을 맡아 강렬하고 거친 액션 연기를 펼쳤다.

마동석은 ‘황야’의 주인공이지만, 영화의 제목을 짓는 것부터 대본 각색까지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무술감독 출신인 허명행 감독이 ‘황야’로 입봉할 수 있게 된 것도 그에게 시나리오를 제안한 마동석의 공이 크다. 마동석은 “시청자들이 이 영화를 게임처럼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허명행 감독은 저랑 스턴트 대역으로도 함께했었고, 작품들로도 호흡을 오랫동안 맞췄다. 내가 단역시절 스턴트도 많이 했는데 그 때 허 감독이 날 많이 도와줬다”고 각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허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한 이유로는 “허 감독의 액션 연출은 동작을 만드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캐릭터와 드라마의 성격에 맞게 액션을 구성하려 노력하는 감독”이라며 “우리나라 영화에 나온 액션 명장면들이 그의 손에서 많이 탄생했다. 액션과 함께 유머, 캐릭터, 드라마를 동시에 신경쓰는 사람인 만큼 영화 전체를 연출하는 일도 잘할 거라 믿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차기작으로 개봉을 앞둔 영화 ‘범죄도시4’의 연출도 허명행 감독이 맡았다. 마동석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허명행 감독이 연출로서 다양한 장르를 보일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황야’는 공개 후 통쾌하고 거친 액션 시퀀스들을 향한 호평들이 쏟아지는 반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세계관의 구성과 서사 면에서 엉성하다는 아쉬운 지적도 쏟아진다. 마동석의 캐릭터도 ‘범죄도시’ 등 전작들의 기시감을 자아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마동석은 “‘황야’는 만들 때 오락을 선사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며 “서사는 다른 영화할 때 더 집중할 것 같다. 이 영화의 경우 서사까지 다 담으면 액션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일일이 설명하느냐, 불친절해도 액션에 집중하느냐의 기로에서 후자를 선택했다”며 “액션이 많은 영화에 서사들을 집어넣다 보면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 휴먼드라마가 섞인 액션을 좋아하지만, ‘황야’처럼 게임같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도 분명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초 시나리오엔 ‘남산’을 비롯해 주·조연 캐릭터들의 서사가 꽤 자세히 담겨 있었으나, 함께한 제작자들 및 전문가와 회의를 거쳐 덜어내는 작업을 거쳤다고도 부연했다.

‘황야’의 남산이 ‘범죄도시’ 형사 마석도와 실제 마동석의 성격을 닮은 기시감있는 캐릭터란 아쉬움을 향한 설명도 이어졌다. 마동석은 “‘황야’를 기획하며 고민한 지점도 ‘남산’을 마동석이 안 해본 캐릭터로 가져가느냐, 마동석과 닮은 캐릭터로 가져가느냐였다”며 “논의한 결과 오락 액션물의 성격상 마동석이 그대로 나오는 캐릭터인 게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역할은 다른 작품에서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OTT를 통해 최대한 여러 시청자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의도가 컸기에 평소 제 영화를 즐겨보시는 분들에겐 기시감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다”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영화는 재미있으면 모두가 본다. 한편으론 예전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일종의 강박이라 생각한다”는 소신을 덧붙였다.

‘마동석’이란 브랜드를 꾸준히 사랑하고 찾아주는 관객과 시청자들의 기대를 접하는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마동석은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만큼 더 많이 재미있는 걸 만들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범죄도시’ 같은 시리즈도 할 거고, 아예 다른 영화들도 나오겠지만 그 안에 잘 되는 것도, 잘 안되는 것도 물론 있을 거다. 다만 잘 안 된다고 도전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게 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도전을 꾸준히 지속할 것임을 다짐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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