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패 ‘불명예 신기록’ 세운 페퍼저축은행…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 경신 가능성도

배재흥 기자 2024. 2. 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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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현대건설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OVO 제공



여자배구 ‘막내’ 페퍼저축은행은 부푼 기대를 안고 2023~2024시즌을 시작했다. 창단 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꼴찌 탈출을 넘어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의지는 오프시즌 행보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페퍼저축은행은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와 연간 보수 총액 7억7500만원(3년)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을 가진 박정아는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열린 구단 미디어데이에서 “이곳에서도 한 번 이상은 꼭 우승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조 트린지 감독도 당시 “매 라운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출발은 썩 나쁘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2경기 만에 한국도로공사를 물리치며 산뜻하게 새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4연패 수렁에 빠지긴 했지만, 강팀 GS칼텍스를 잡아내는 저력을 보여주며 너무 늦지 않게 2승째(5패)를 거뒀다. 2021~2022, 2022~2023시즌 각각 3승, 5승을 올리는 데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희망적인 성적이었다.

조 트린지(뒷모습) 감독이 지난달 31일 현대건설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OVO 제공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10일 GS칼텍스전 승리 후 단 한 번도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1월16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패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연속 한 번씩 기록했던 팀 최다인 17연패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스타전 휴식기도 ‘보약’이 되진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5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 점수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역시 외국인 공격수 야스민 베다르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 등 약점을 노출했다. 야스민이 29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단일 시즌 팀 최다 18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수립했다.

팀 약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재 흐름이라면 애초 목표한 꼴찌 탈출은커녕 2012~2013시즌 KGC인삼공사(현 정관장)가 세운 여자부 단일 시즌 최다 20연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3일 한국도로공사(6위)를 광주 홈으로 불러들여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하위권 팀 간의 대결인 만큼 페퍼저축은행에도 기회는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현재 2승23패(승점 7점)로 압도적 꼴찌인 페퍼저축은행이 승리를 따낸 두 팀 중 한 팀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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