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으로 편안한 일상의 빛을~

2024. 2. 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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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말 X(옛 트위터)에 게시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한밤중임에도 불빛으로 밝은 한국과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북한의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한반도의 야간 위성사진이었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급속하게 이뤄낸 경제성장으로 대한민국은 밤에 외출해도 안전한 전 세계 몇 안 되는 국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야경은 덤으로 선물 받았다. 반면, 밤이 되어도 꺼지지 않는 사무실 불빛은 전 세계 노동 시간 상위권이라는 오명도 우리에게 선사했다. 사진 속 환한 야경은 자본주의로 달성된 경제성장의 명과 암을 모두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의 밤이 반짝일수록 빛공해 피해도 증가했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또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빛공해’다. 풍요로운 경제성장을 상징해왔던 ‘빛’이 이제는 건강과 생활, 환경에 피해를 주는 ‘공해’가 된 것이다. 이에 2013년 제정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시작으로, 2014년 제1차(2014~2018) 및 제2차(2019~2023)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이 시행되었고 올해 제3차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2024~2028)이 발표되었다.

제3차 계획은 ‘국민이 편안한 빛, 일상을 비추는 빛’이라는 비전 아래 ‘편안한 빛환경 조성으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국민 일상 비추는 건강한 빛환경 조성 ▲선제적·효율적 빛공해 관리 체계 마련 ▲민간 협력 바탕의 빛환경 정책 추진 ▲좋은빛 문화 정착 등 4대 추진전략과 12개 세부과제로 구성되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3차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출처=제3차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

이번 제3차 빛공해 방지 종합계획은 빛공해 방지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환경부를 포함, 학계, 관계 부처,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1, 2차를 거치면서 마련된 정책 기반을 통해 실제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빛공해 개선 정책을 시행하고 좋은빛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국민이 체감하는 빛공해 지표를 도입하고 빛공해 취약지역과 빛공해 사각지대를 관리해 빛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즉각 빛공해 민원에 대처하는 민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담당자 역량을 키우는 교육도 실시한다. 야간 경관사업이 증가함에 따라 그에 맞는 조명을 맞춤 관리하고 이와 연계할 수 있는 좋은빛 지역 관광 프로그램, 지역 행사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한다고 한다. 

‘지구의 날’과 같은 환경기념일과 연계한 좋은빛 홍보, 캠페인을 실시한다.(출처=기후변화주간 홈페이지)

무엇보다도 아직 부족한 빛공해 관련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하여 온라인 소통 창구 개설, 토론 개최 등 소통을 확대하고 전국 단위 홍보·캠페인 실시, 좋은빛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등 좋은빛 문화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LED 조명으로 가로등을 교체해 빛 퍼짐 현상을 막고 바닥에 빛을 집중시켰다.

이미 일상의 한 부분으로 스며든 야경처럼 사실 빛공해 방지 정책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시의 가로등이 그렇다. 그동안 서울시는 빛 퍼짐이 심해 도로를 밝히는 대신 주택 창문으로 들어가 빛공해를 일으켰던 나트륨 보안등을 컷오프형 LED 보안등으로 교체했다. LED 보안등은 빛이 퍼지지 않고 아래로 향해 바닥을 밝히고 빛공해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내년까지 모든 가로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도로조명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책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빛 퍼짐이 적고 도로 바닥에 빛을 집중시키는 가로등이 주택가 골목길과 도로, 버스정류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LED 조명으로 교체된 창의문 야경.

은은하고 편안한 빛의 한양도성 낙산구간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선에도 선정된 곳이다. 낙산구간의 밤을 밝히는 혜화문과 인왕·백악구간의 창의문에 설치된 나트륨등이 서울 한양도성 경관조명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LED 조명으로 교체돼 한양도성의 아름다운 야경에 가치를 더했다.

LED 조명으로 교체된 혜화문 야경.

대한민국의 밤을 쉬지 않고 밝힌 불빛은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로 발돋움하게 한 동시에 빛공해를 유발한 양날의 검이었다. 이제 빛공해를 바로잡고 쾌적한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식 제고와 함께 법적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중요성이 잘 정착되어 모두가 노력할 때, 국민 모두가 편안한 빛환경 속에서 일상을 누리는 날이 한 발짝 가까워질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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