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누워 있으면 수술 끝, 일상으로…간암 치료 공식이 바뀐다

박정렬 기자 2024. 2. 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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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과 수술이 아닌 방사선만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간암 방사선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종전에 수술 일변도였던 간암 역시 종양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을 땐 방사선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태진 강동성심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종양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은 간암은 방사선 수술이 효과적"이라며 "간암의 경우 방사선에 반응하는 정도가 우수해 90% 이상의 치료 반응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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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강동성심병원에서 한 간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시행받고 있다./사진=강동성심병원


최근 외과 수술이 아닌 방사선만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간암 방사선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의료기기의 발전으로 암의 '치료 공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종전에 수술 일변도였던 간암 역시 종양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을 땐 방사선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간암은 40~50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수술이 여전한 '표준 치료'지만 간 기능이 저하됐을 땐 어려울 수 있고, 수술 후 2년 재발률도 40%에 이른다. 간암 환자 중 수술이나 간 이식이 가능한 비율은 약 30%로 10명 중 3명가량에 불과하다.

한태진 강동성심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종양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은 간암은 방사선 수술이 효과적"이라며 "간암의 경우 방사선에 반응하는 정도가 우수해 90% 이상의 치료 반응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간 병기 이상의 간암 환자도 다른 부위로의 전이가 없고 간 기능이 현저히 낮지 않다면 방사선 수술이 가능하다.

방사선 수술 성적은 정확성에 좌우된다. 환자마다 다른 종양의 위치를 정밀히 파악하고 그 부위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방사선에 노출 또는 쬐는 것)해야 한다. 특히 간과 폐에 발생한 종양은 환자의 미세한 호흡에도 위치가 크게 변하는데, 최근 영상추적장치(4D-CT)를 통해 변화된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 정확도가 한층 향상됐다. 환자가 누운 침상을 여섯 방향으로 조정해 더욱 세밀한 치료를 구현한다.

이밖에 세기조절회전방사선의 도입으로 치료 시간이 3분의 1 이상 단축돼 환자 만족도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 교수는 "환자는 수술 당일에 20분간 누워서 치료받으면 된다"며 "일반적으로 3~4회의 치료를 받으면 수술이 끝나기 때문에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치료는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어 출혈과 통증이 없다. 정확한 세기로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면 주변의 정상 간세포와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고 고선량 방사선으로 인한 후유증 우려도 덜 수 있다.

다만, 방사선 수술 후 간 기능 저하 위험을 낮추려면 생활 습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태진 교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 간의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주와 흡연은 삼가고 산책 같은 가벼운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식사는 고루 잘 먹되 고지방식이나 고탄수화물 식사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교수는 "치료 중·후에 체력 보강을 한다며 보양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고칼로리성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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