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승자의 저주냐 통신시장 메기냐…혁신 기술·사업 로드맵에 달려
스테이지엑스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출발선에 섰다. 통신 제도·기술·시장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제도 측면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파수와 필수설비, 상호접속, 로밍 등 역대급 지원정책을 예고했다. 신규 사업자 안착을 위한 '유효경쟁정책' 부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스테이지엑스는 혁신 기술과 서비스 도입을 통해 이같은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할 전망이다. 스테이지엑스가 4301억원을 지불한 28㎓ 대역의 특성과 자본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만큼, 구체적인 가입자 달성 목표, 서비스 혁신 방안을 제시하는 일이 급선무다.
◇유효경쟁정책 부활 '신호탄'
스테이지엑스의 시장진입은 제도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742억원을 제시한 28㎓ 대역을 주파수경매를 통해 4301억원에 구입했다는 것은 주파수 품질 차원에서 고려한다면 매우 높은 비용이 맞다”면서도 “스테이지엑스는 그 이면에 있는 시장진입에 대한 가치, 즉 '라이선스피'를 고려해 금액을 지불하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획득은 단순한 이통시장 진출을 의미하지 않는다. 통신시장은 정부의 관리체계가 작동한다. 정부는 신규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주요 통신경쟁정책 초점은 신규사업자 지원에 맞춰질 전망이다.
실제 정부는 주파수 대가 경감부터 망 구축 지원, 필수설비 개방,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조달까지 전방위 지원책을 마련했다. 기존 이통사 3.5㎓망을 빌려쓰는 공동이용(로밍) 서비스 의무제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 고시 마련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설비 등의 제공조건 및 대가산정기준' 고시를 개정해 신규사업자에게 필수설비 개방을 확대했다. 덕분에 스테이지엑스는 관로, 광케이블과 구축된 지 3년 이내의 설비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상호접속료 차등 지급과 28㎓ 단말 보급 등에도 신규사업자를 위한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은 이같은 지원정책 변화를 상당한 부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감지된다. LG유플러스가 성장하면서 과기정통부는 규제완화와 시장에 자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통신시장을 관리해왔다. 유효경쟁정책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화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시각이 나온다.
◇기술 혁신 '시험대'
스테이지엑스는 통신시장에 진입하며 정책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 역할 강화를 요구받을 전망이다. 과거 알뜰폰 기업으로 마인드에 머무른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고, 정책지원이라는 공익적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스테이지엑스는 기술적 측면에서 과감한 혁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지엑스는 기존 2G·3G·LTE 망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인 동시에 강점이 될 수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코어망을 구축하고 로밍을 통해 전국망을 커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스테이지엑스가 새로운 망을 구축하는 과정은 오픈랜·가상화무선접속망(vRAN), 클라우드네트워크 등 혁신 기술의 시험장이 될 수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주요 주주로 인텔리안테크, 연세의료원 등을 구성했다. 삼성전자, PwC 등과 망 구축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지원하고, 혁신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혁신 의지가 필요하다.
◇시장성공 가능성 '미지수' 비전 가다듬어야
스테이지엑스는 역대 가장 강력한 지원책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4300억원이라는 거대한 주파수 낙찰 금액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거대 이통사도 손을 놓은 28㎓ 대역으로 경쟁을 뚫고 시장에서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팽배하다.
스테이지엑스 입장에선 명확한 사업 비전을 통해 국민과 주주를 설득하는 일이 급선무다. 28㎓ 대역과 일반 저대역 망을 조합한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향후 몇년내 어느정도의 가입자를 모집해 나갈 것인지 등 단계적인 접근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정부의 로밍, 필수설비 지원 등 지원 계획 또한 스테이지엑스가 합리적이고 명확한 사업발전 방향을 제시했을 때 가능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국내4대 그룹사인 LG그룹이 1998년 사업을 시작해 2012년 무선가입자 1000만명 달성까지 14년이 걸렸다. 스테이지엑스가 현재 제시한 '리얼5G' 슬로건 만으로는 향후 사업 가능성에 대해 신뢰를 얻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스테이지엑스의 도전이 실패로 끝날 경우에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돼 통신시장 성장에 치명타를 안길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획득이 끝이 아니라, 이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단계”라며 “정부와 소비자의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며 신뢰를 획득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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