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빌딩 시장 한파… 지난해 거래량 27%↓, 2006년 이래 최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국내 부동산 시장도 한국은행의 금리 조정에 따라 시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된 상업·업무용 빌딩은 총 1만2897건으로 전년(1만7713건)과 비교해 27.2% 감소했다.
전년 대비 사상 최대의 하락폭(-36.5%)을 나타낸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줄어든 동시에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1월 675건의 거래량을 기록한 이후 7월(1198건)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했다. 12월 거래가 1107건으로 마무리되며 연말 반등에도 실패했다.
거래금액 또한 유사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의 총 거래금액은 27조1635억원으로 2022년(48조6278억원)과 비교해 44.1% 줄었다.
전국 17개 광역시별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도 직전 연도와 비교해 모두 하락했다. 울산의 지난해 거래량은 199건으로 2022년(352건) 대비 43.5% 감소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 빌딩 거래량의 상당수를 차지한 경기와 서울은 직전 연도 대비 각각 34.1%, 33.5%의 하락률을 보이며 시장 침체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이어 제주(33.5%) 광주(32.6%) 대구(32.4%)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거래금액의 경우 연간 거래액이 551억원을 기록한 세종만 전년(449억원)보다 올랐다. 전국 모든 지역 거래금액이 줄었고 제주는 2533억원으로 2022년(6812억원)보다 62.8%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전(57%) 부산(56.6%) 서울(46.9%) 광주(44.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국에서 거래가 성사된 전체 빌딩의 92.4%는 50억원 미만이었다. 이 중에서도 10억원 미만의 빌딩이 8153건으로 전체의 약 63.2%를 차지했다.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빌딩 거래는 29.2%(3764건)로 집계됐다.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빌딩은 4.6%(594건),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빌딩은 2.4%(308건)이었으며 300억원 이상 빌딩은 0.6%(78건)에 그쳤다.
통상 상대적으로 금액 단위가 큰 빌딩의 거래량이 많지 않지만 높은 가격대의 빌딩일수록 거래량 감소폭이 확연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거래금액대별 빌딩 거래량을 전년과 비교할 때 10억원 미만 빌딩은 22.4% 줄어든 반면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빌딩과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빌딩은 33.4%만큼 감소했다.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은 38.4% 적었고 300억원 이상은 50.9% 하락했다.
시·군·구 단위 시장을 기준으로 하면 경기 화성의 거래량이 383건(거래금액 4004억원)으로 전국 1위였다. 이어 경기 김포(265건, 2322억원), 서울 강남(199건, 3조1042억원), 경기 파주(186건, 1674억원), 경기 광주(167건, 2164억원) 순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매매가 이뤄진 상업·업무용 빌딩 중 가장 거래규모가 큰 건물은 서울 송파 신천동 소재의 '삼성SDS타워'다. 이 빌딩은 10월 8500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어 경기 성남 분당구 '알파돔타워'가 6914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서울의 '서울로타워'가 3080억원, '문정프라자'(송파구 문정동) 2850억원, '메가박스 스퀘어'(성동구 성수동1가)가 2435억원에 각각 거래됐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 2년 연속 거래량이 하락하며 지난해 역대급 거래 절벽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미국 연준발 금리 인하 소식이 있지만 그 시점이 불투명한데다 국내 시장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간에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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