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마현, ‘강제동원 조선인 추도비’ 산산조각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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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군마의 숲' 공원에 있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 추도비가 사흘 만에 완전히 철거됐다.
금속 재질로 만든 '기억·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비문 등은 따로 떼어 추도비를 세우고 관리해 온 일본 시민단체 '기억·반성 그리고 우호의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시민모임)에 전달됐다.
시민모임은 철거가 끝난 뒤 추도비 상태 등을 살펴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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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군마의 숲’ 공원에 있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 추도비가 사흘 만에 완전히 철거됐다. 콘크리트로 만든 추도비의 원형 받침과 비석은 산산조각이 나는 등 손상이 컸다.
아사히신문은 1일 “전날 헬리콥터로 상공에서 확인한 결과 조선인 추도비가 있던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며 “중장비로 새 흙을 메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추도비가 철거 과정에서 많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름 7.2m의 원형 받침과 비문이 붙어 있었던 가로 4.5m, 세로 1.95m의 콘크리트 비석은 잘게 부서져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금속 재질로 만든 ‘기억·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비문 등은 따로 떼어 추도비를 세우고 관리해 온 일본 시민단체 ‘기억·반성 그리고 우호의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시민모임)에 전달됐다.
영상을 본 시민모임 쪽은 신문에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갈기갈기 찢긴 기분”이라며 “이렇게 무참히 부서진 잔해를 보고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다. 현의 방식에 분노를 느낀다”고 반발했다. 시민모임은 철거가 끝난 뒤 추도비 상태 등을 살펴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현이 추도비를 산산조각내는 방식으로 철거한 것을 두고 “다른 곳에서 재건할 수 있게 배려하는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 “이렇게까지 하다니 너무 심하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마현은 도쿄돔 5.6배 크기인 공원을 전면 폐쇄한 뒤 지난 29일부터 추도비 철거를 시작했다. 현은 2004~2012년 시민모임의 추도식에서 ‘강제연행’이라는 발언이 나와 우익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정치적 논란이 됐다며 이는 ‘정치적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이유로 그해 7월 추도비 설치 허가 연장을 하지 않았다. 시민모임은 소송에 나서 1심에선 이겼지만, 최종 패소했다. 현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4월 추도비 철거 명령을 내렸고, 시민모임이 따르지 않자 행정대집행에 나선 것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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