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범행, 수시 점검할 것”...‘세 번째 성범죄’ 힘찬, 1심 집유

비에이피(B.A.P) 힘찬. 사진I연합뉴스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또다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그룹 B.A.P 출신 힘찬(본명 김힘찬·34)이 실형을 면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일 오전 10시 힘찬의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위반 혐의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힘찬은 본인 소속 아이돌 그룹의 팬으로 신변을 걱정하며 연락한 피해자를 강간했다. 또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신체를 촬영하고 성적인 글을 보내 자신의 팬과의 신뢰관계를 져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지인의 식당에 온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점도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동종 범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 자숙하지 않고 이 사건을 저질렀다”라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촬영한 영상을 모두 삭제했으며 유포되지 않았다는 점, 강제추행의 강도가 경미했다는 점을 참착했다”면서 힘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으며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수강할 것, 3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한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또 힘찬이 범행 당시 모두 술에 취해있던 점을 고려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를 하지 말리는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모든 범죄가 술과 관련돼 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객관적으로 드러나는데, 술까지 먹고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05%가 넘을 경우 본인의 조절능력을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준을 정해 놨다. 보호관찰기간 동안에 수시로 점검을 할 것이다. 검사에 응하지 않거나, 그 기준을 넘으면 집행유예 판결이 취소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힘찬은 2022년 5월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준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불법 촬영하고 다음 달인 6월 피해자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음란물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점 외부 계단에서 술에 취한 채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도 있다.

이는 힘찬이 첫 번째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벌어진 일이라 더욱 논란이 됐다.

앞서 힘찬은 2018년 7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펜션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던 중, 두·세 번째 성범죄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첫 번째 성범죄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은 힘찬은 지난해 12월 8일 징역 10개월 형기가 끝났으나, 추가 기소된 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