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팬 보여주고파” 제목부터 맘대로 부르게 되는 ‘살인자ㅇ난감’ [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색다른 추리 수사극이 온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제작발표회가 2월 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이태원에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이창희 감독과 배우 이탕 역 최우식, 장난감 역 손석구, 송촌 역 이희준이 참석했다.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이다.
연출자 이창희 감독은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각색과 영상화가 쉽지 않겠다 싶어서 '난감하다' 고민했다. 고민을 했다는 건 연출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는거다. 만화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영상화 시킬지 고민했고 그러면서 욕심이 생기고 아이디어가 생기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다. 즐겁게 작업했다. 연출자로서 큰 도전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우식은 "원작을 너무너무 재밌게 봤다. 내가 맡은 이탕이라는 캐릭터도 배우로서 나도 한번 너무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고 왠지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뛰어들었던 것 같다. 선배님들, 감독님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라 바로 하고 싶다고 달려들었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대본을 처음 받고, 온라인 댓글에 제목을 어떻게 읽는거냐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도 그랬었다. 개인적으로 웹툰을 잘 모른다. 넘기면서 만화책을 보던 시절 사람이다. 알고보니 이게 레전드 작품이었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됐다. 결정적으로 작품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과거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감독님이 누군데 이렇게 독특하게 작품을 만드냐 했다. 만나뵙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연출하신다고 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나도 처음 대본 받았을 때 의아했다. 너무 재밌는데 나한테 송촌 제안이 와서 나는 손석구 배우가 맡은 섹시한 형사를 제안할 줄 알았는데 왜 송촌을 제안했지? 했다"며 웃었다. 이어 "나와 나잇대도 다르고 부담도 되면서 엄청 흥분했다. 그럴 때 배우가 정말 기분이 좋다. '나한테 이 역할을?' 스스로 의아한데 감독이 나한테 제안할 때 그런 행복감이 있다. 송촌 제안을 받고 행복했는데 웹툰을 찾아보니 너무 재밌더라. 4칸짜리 웹툰인데 그 여백을 어떻게 실사화 해서 시리즈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했고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창희 감독은 '살인자ㅇ난감'이라는 제목에 대해 "원작 작가님은 '이응난감'이라고 하시더라. 나도 '이응난감'이라고 한다. 의도는 읽는 사람에 따라 살인자가 난감한건지, 장난감 형사가 살인자가 된건지, 살인장난감으로 쓰이는건지 다르다는게 해석하는게 재미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우식은 "촬영할 때 '오난감'이라고 할 때도 있었는데 우리 드라마가 보시는 분들에 따라 변화되는 느낌이 있다. 우리도 계속 바꿔 얘기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석구는 "나도 모르겠다. 같이 작업하면서 전화번호를 저장할 때 작품을 써놓는데 거기엔 '장난감', '0난감'이라고 쓴 것 같다. 나도 작가님께 어떻게 읽는지 여쭤봤는데 자기는 이응난감이라 부르지만 마음대로 불러도 된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희준은 "난 '오난감'이라 했다. 캐릭터들이 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그래서 감탄사 오!를 써서 오난감이라 했다. 나는 핸드폰 저장을 다 '살인자'라고 했다. 살인자가 엄청 많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직접 소개했다.
최우식은 "이탕은 정말 너무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던 대학생인데 우연치 않게 사건을 계기로 살인을 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로 점점 자기가 악인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고 살인을 이어가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처음 살인을 하게 되는건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닌데 캐릭터가 성장해가면서 나중에는 스스로 악인을 찾아다닌다. 감정 변화와 내적인 부분이 성장하고 변화도 있어서 그쪽에 포커스를 뒀다"고 말했다.
이창희 감독은 "우식씨를 '거인' 때부터 눈여겨 봤다. 원래 팬이기도 했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시청자분들이 이 배역에 몰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살인을 저지르는데 몰입할 수 있을까 했다. 인간적인 매력과 연기력 때문에 최우식이 살인을 저질렀으면 살인자의 말도 들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인간적 매력이 있다. 그래서 연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탕은 수동적인 살인마이다. 보통 드라마에서 수동적인 캐릭터는 매력이 없는데 이 캐릭터는 수동성에서 오는 매력과 사연이 있다. 이 수동성이 과연 수동적인가, 나도 모르게 능동적인게 아닌가 계속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입체적이고 매력있다"고 설명했다.
장난감 역 손석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직감적인 본능으로 수사하고 악을 처단하고자 하는 욕망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다. 평범한 형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만화적인 상상력도 많이 가미된 인물이다.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외모와 포스를 풍기며 범인을 잡으려고 한다. 이 캐릭터를 보는 재미는 이 친구가 선한 의도인지 악한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그 의도를 가지고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우리 시리즈의 주제이기도 하다. 악을 처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어디까지 선을 넘나에 대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본다"고 소개했다.
이창희 감독은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깜짝 놀랐다. 나랑 생각이 이렇게 똑같은 배우가 있다니. 가치관이나 연기에 대한 태도가 같았다. 잘 통했다. 나는 각색 중에 막히면 배우들에게 물어보는데 손석구에게 대사를 직접 써보라고도 했다. 써오면 검토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배워가기도 했다. 매력은 대한민국 탑이라 생각하는데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가 날 감동 시켰다"고 밝혔다.
이희준은 "송촌은 전직 형사로 이탕을 쫓고 있다. 이탕을 쫓는 이유는 보시면서 확인하시면 좋겠다. 스포를 조심하라고 경고를 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제일 큰 건 전직 형사가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를 상상했다. 매일 2시간 분장하고 1시간 지우는걸 했는데 힘든 적이 한번도 없다. 2시간 후 바뀌었을 때 거울을 보면 너무 재밌고 신났다. 나잇대가 달라서 공원가서 관찰도 많이 하고 서치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창희 감독은 "이 역할은 50대 후반, 60대 배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선배님이 딱 생각나더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다들 반응이 '에? 재밌겠는데?' 했다. 분장을 하면 되고 젊은 시절도 나오니까 부탁 드렸는데 일주일 후에 연락이 왔다. 근데 나보다 더 역할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오셨더라. 선배님 댁 작업실에 시라소니 사진이 붙어있더라. 그 분을 닮으려고 메소드 연기를 준비하셨다. 리스펙 하게 됐다. 연기를 잘 하시는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데 이 역할은 깊이가 있어야 한다. 선배님이 준비를 엄청 준비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희준은 "영업 비밀인데 내가 작업하는 캐릭터에 영감을 주는 사진들을 붙여놓는 편이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원작 웹툰의 영상화에 대해 이창희 감독은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원작에는 만화적인 요소가 나온다. 이 만화적인 요소를 봤을 때 너무 좋은데 그걸 그대로 찍으면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될 것 같은 간극이 있다.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것에 각색 할 때 신경 썼다. 각색은 대부분 있던 소재를 활용했다. 새로운 인물이나 에피소드보다 전체 작품의 톤앤매너와 주제의식을 건드리지 않고 더 잘 건드리려고 노력했다. 보시는 분들이 '변한 것 같은데?' 하실 수 있지만 끝까지 보시면 '원작과 같은 이야기구나' 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원작 팬분들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작품이 나올 때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있으실텐데 원작 팬분들이 정말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지만 감히 해본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전세계 시청자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해외 시청자들을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았다. 한국적인 편의점도 외국처럼 바꾸고 방에서 신발 신고 하면 보기 편할까? 그러면 국내 팬들에게 실례 아닐까 생각했다. 해외에 어필하려고 했다기 보다 재밌게만 만들면 자연적으로 재밌어하지 않을까 하는 자세로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다.
또 악인을 단죄하긴 하지만 살인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이창희 감독은 "내가 살인을 자주 다루는 감독이다 보니 살인을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미화라면 살인범들이 행복하게 끝날텐데 우리는 항상 살인범에게 '이게 맞아?' 하고 질문한다. 나쁜 사람을 살인으로 응징하는 이탕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진 않았다. 저런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발칙한 상상을 해본 오락이다. 결말에서도 미화는 전혀 없다. 결말도 해피엔딩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편 '살인자ㅇ난감'은 오는 9일 첫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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