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퓰리처상 12회 수상 뒤엔 사진 볼 줄 아는 이 사람 있었다 [포토]

곽윤섭 기자 2024. 2. 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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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백락이 있고 그래야 천리마도 있는 것이다. 천리마는 항상 있다. 하지만 백락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안목이 인재를 알아본다는 옛 이야기다.

그 후 '지옥에서 할리우드까지', 'AP 사진가 닉 우트의 놀라운 여정', '이오시마와 미국을 사로잡은 사진', '케네디 형제: 사진으로 남긴 유산', 퓰리처 사진 부문 시상 70년을 맞은 것을 계기로 수상작을 한 권으로 엮은 '퓰리처상 사진' 등 보도사진과 관련된 십여권의 책을 썼고 히스토리 채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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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신문출판인협회 기술 컨벤션에서 AP 통신의 보도 사진 담당 부총괄 책임자 핼 부엘(가운데)이 포토스트림을 살펴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상에 백락이 있고 그래야 천리마도 있는 것이다. 천리마는 항상 있다. 하지만 백락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뛰어난 안목이 인재를 알아본다는 옛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보도사진의 세계에 적용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좋은 사진이 있다 해도 그 진가를 알아보고 보도에까지 이르게 하는 사람이 없다면 묻혀버릴 것이다”

31일(현지시각) 에이피 통신은 “암실 시대부터 디지털 사진 시대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에이피 통신의 사진 작업을 이끌며 퓰리처상 12회 수상과 베트남 전쟁의 결정적인 사진을 남긴 핼 부엘이 9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부엘의 딸이 이메일을 통해 지난 1월 26일 부엘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핼 부엘은 1954년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저널리즘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에이피 도쿄 지국에 파트타임으로 입사했다. 그는 육군에 복무 중이었고 미군 신문인 ‘성조지’에서 일했다. 제대한 뒤 에이피 시카고 지국에 라디오 기자로 입사했고 1957년에 뉴욕지국의 사진부장으로 승진, 1963년엔 사진프로젝트의 편집자로 일했다. 1968년 뉴스 사진 편집장, 1977년엔 뉴스 사진 부총괄책임자로 임명됐으며 1997년까지 에이피에서 일했다.

그가 에이피 사진부를 이끄는 동안 에이피는 사진 부문에서 12번의 퓰리처상을 획득한다. 대표적인 것이 1972년 닉 우트가 찍은 ‘베트남, 전쟁의 테러’다. 네이팜탄이 마을을 불태우자 이를 피해 달아나는 어린 소녀 킴 푹의 사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 사이공에서 뉴욕으로 사진이 전송되자, 부엘은 다른 편집자들과 약 10분간 논의한 뒤 게재를 결정했다. 2016년 인터뷰에서 부엘은 “우리는 그 사진이 외설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노출은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도 외설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전쟁의 참상, 포화에 휩싸인 무고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고 베트남 전쟁뿐만 아니라 모든 전쟁의 영원한 도상(아이콘)이 되었다”라고 회상했다. 그 밖에도 그의 안목을 거쳐 세상에 빛을 본 사진들은 전 세계인들을 웃기거나 울렸으며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필름 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의 전환까지 지휘한 뒤 그는 1997년 은퇴했다. 그 후 ‘지옥에서 할리우드까지’, ‘AP 사진가 닉 우트의 놀라운 여정’, ‘이오시마와 미국을 사로잡은 사진’, ‘케네디 형제: 사진으로 남긴 유산’, 퓰리처 사진 부문 시상 70년을 맞은 것을 계기로 수상작을 한 권으로 엮은 ‘퓰리처상 사진’ 등 보도사진과 관련된 십여권의 책을 썼고 히스토리 채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1960년 4월 25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시위대가 AP 통신 사진기자 핼 뷰엘에게 성조기를 건네기에 앞서 조심스럽게 접고 있다. AP 연합뉴스
1973년 3월 17일, 베트남 전쟁에서 풀려난 로버트 L. 스텀 중령이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에 있는 트래비스 공군기지에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살 베더가 찍은 이 사진은 1974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AP 연합뉴스
1969년 4월 20일, 중무장한 흑인 학생들이 학위 수여를 요구하는 에드 휘트필드(맨 오른쪽)의 지휘 아래 뉴욕주 이타카에 있는 코넬대학교 스트레이트 홀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벌인 후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스티브 스타가 찍은 이 사진은 1970년 퓰리처상 스팟 뉴스 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AP 연합뉴스
1992년 6월 3일 할리우드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열린 아르세니오 홀 쇼 녹화에서 밴드와 함께 자리한 빌 클린턴 주지사가 ‘하트브레이크 호텔’의 인상적인 버전을 연주하자 아르세니오 홀이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리드 색슨이 찍은 이 사진을 포함한 일련의 사진들은 1993년 퓰리처상 장편 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AP 연합뉴스
1992년 11월 3일 화요일 밤, 아칸소 주 리틀록의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에서 열린 선거 승리 축하 행사에서 클린턴·고어 캠프의 수석 전략가였던 짐 카빌과 포옹하기 위해 군중 속으로 몸을 기울이던 앨 고어 부통령 당선자가 쓰러지는 순간 한 비밀 경호 요원이 고어의 바지를 잡아당기고 있다. 스캇 애플화이트가 찍은 이 사진을 포함한 일련의 사진들은 1993년 퓰리처상 장편 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AP 연합뉴스
1991년 8월 19일 월요일, 모스크바의 러시아 국회의사당 앞에서. 옐친이 러시아 국민에게 쿠데타 세력인 공산주의 강경파에 저항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사진을 포함한 일련의 이미지들은 1992년 퓰리처상 스팟 뉴스 사진 부문에서 수상했다. AP 연합뉴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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