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함께 작업하는 영세업체 사망 발생… ‘중처법 처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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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작업 중 근로자가 숨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확대 적용되는 첫 50인 미만 사업장이 근로자가 9명인 영세 업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 적용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가 난 업체는 사망자를 비롯한 근로자 대부분이 대표와 중·고등학교 동창생이 모여 사업장을 꾸려가는 영세 업체로 업체 대표도 작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허다해 작업장 내 안전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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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숨진 직원 고교 동창
안전교육했지만 점검은 못해
현장 우려 결국 현실로 발생
업체들 “처벌업체 늘어날듯”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지난달 31일 작업 중 근로자가 숨져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확대 적용되는 첫 50인 미만 사업장이 근로자가 9명인 영세 업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 적용 타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가 난 업체는 사망자를 비롯한 근로자 대부분이 대표와 중·고등학교 동창생이 모여 사업장을 꾸려가는 영세 업체로 업체 대표도 작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허다해 작업장 내 안전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작업 중 끼임 사고가 일어난 부산 기장군 정관읍 폐알루미늄 수거·처리업체 대표 A(30대)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소환 조사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9시 A 씨가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근로자 B(30대) 씨가 집게차로 폐기물 하역 작업을 하던 중에 집게차 마스트(운반구 상하 이동을 안내하는 가이드레일)와 화물 적재함 사이에 끼여 숨졌다. 이 사건 수사는 기장경찰서 형사과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가 나눠 맡았다. 경찰은 이날 B 씨를 부검하고 업체 대표 A 씨를 2차 소환 조사한 뒤 사고 관련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A 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경찰의 1차 조사 내용을 보면 사고 전 A 씨는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했으면서도 실제 작업 때는 직원들이 제대로 안전장비를 갖췄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체 전체 인원은 대표 포함, 10명으로 이들 상당수가 대표와 중·고등학교 동창일 정도로 회사 규모가 작았다. 경찰은 “사망한 종업원과 업체 대표가 고등학교 동창생 관계였다”며 “업체 대표도 작업복을 입고 일할 정도로 영세했다”고 전했다. 1차 소환 조사 때 A 씨는 자신의 사업장이 중처법이 적용되는 50인 이하 사업장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매일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했지만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고용노동청의 현장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B 씨가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지 않는 등 안전 조치가 미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별도의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았는데 이는 20인 미만 사업장이라 의무 사항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가 워낙 영세하다 보니 안전교육하고 법도 인지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지키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업체 대표가 중처법 적용 사업장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근로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까 제대로 준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황이 알려지자 지역 업체들은 앞으로도 비슷한 사고로 처벌받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수산물 가공업체 관계자는 “누가 무서워서 이제 종업원을 쓰겠냐”며 “가족 경영으로 전환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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