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도 안되는 골칫거리" CBS가 꼽은 최악의 계약 TOP5, 1위는 '4년간 8G 먹튀' 스트라스버그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오늘의 멋진 계약이 내일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간)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트레이드 하기 어려운 계약 5가지'라는 제목으로 최악의 악성 계약을 맺은 5명의 선수를 주목했다.
CBS는 "자유계약(FA)은 흥미진진한 순간이지만 종종 후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나이, 부상, 성적 부진 등 수많은 이유로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이유는 당장의 성과를 위해 나중의 나쁜 시기를 기꺼이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장기 계약은 언젠가 파기되고 팀은 이를 감당해야 한다. 이런 계약을 흔히 트레이드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이러한 이유때문에 야구계에서 트레이드가 불가능한 계약의 순위를 매기려고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매체는 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실제로 트레이드가 아예 불가능한 계약은 없다는 점이다. 그들(악성 계약 선수)도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단지 트레이드를 위해 구단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연봉 보조 등)할 의사가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CBS가 악성 계약 5위로 꼽은 선수는 하비에르 바에즈(32·디트로이트 타이거즈)다. 2014년 시카고 컵스에서 MLB 무대에 데뷔한 바에즈는 2016년 풀타임 주전 내야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18년 160경기 타율 0.290 34홈런 111타점 21도루 OPS 0.880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바에즈는 그해 내셔널리그(NL) 올스타, 실버슬러거에도 선정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다소 하락세를 겪은 바에즈는 2021년 7월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됐고, 컵스와 메츠 두 팀에서 138경기 타율 0.265 31홈런 87타점 18도루 OPS 0.813의 성적을 기록한 뒤 FA 시장에 나왔다.
바에즈는 디트로이트와 6년 1억 4,000만 달러(약 1,867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두 시즌 성적은 처참했다. 2022년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8 17홈런 67타점 OPS 0.671로 성적이 급락한 바에즈는 지난해 136경기 타율 0.222 9홈런 59타점 OPS 0.592로 반등은 커녕 오히려 더 추락했다.
2023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계약 파기 후 FA 신분이 되는 것)이 가능했던 바에즈는 디트로이트 잔류를 선택해 4년 9,800만 달러(약 1,306억 원)의 연봉을 받는 길을 선택했다. CBS는 "바에즈는 여전히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에 재능이 있다"며 "디트로이트가 바에즈의 트레이드를 노릴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에즈와 함께 컵스 시절 우승 멤버로 뛰었던 크리스 브라이언트(32·콜로라도 로키스)는 4위로 꼽혔다.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한 브라이언트는 곧바로 NL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년에는 155경기 타율 0.292 39홈런 102타점 OPS 0.939의 성적을 기록하며 NL MVP를 수상했다. 데뷔 2년 만에 신인왕, MVP,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모든 것을 경험한 브라이언트 이후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는 34경기 타율 0.206 4홈런 11타점 OPS 0.644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2021년 7월 컵스를 떠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된 브라이언트는 그해 두 팀에서 총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 25홈런 73타점 OPS 0.834로 부활을 알렸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된 브라이언트는 콜로라도와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42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브라이언트는 아직 5년 1억 3,100만 달러(약 1,745억 원)의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CBS스포츠는 "콜로라도가 지난 2시즌 동안 치른 324경기 중 브라이언트는 122경기(2022년 42경기, 2023년 80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며 "연봉보다 5년이라는 잔여 기간이 (트레이드의) 걸림돌이다"라고 브라이언트의 부상 이력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3위는 MLB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유리몸' 지안카를로 스탠튼(35·뉴욕 양키스)이 차지했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시절이던 2014년 11월 무려 13년 3억 2,500만 달러(약 4,327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7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양키스로 이적할 당시 스탠튼의 계약은 10년 2억 9,500만 달러(약 3,926억 원)이 남아 있었고, 그 중 3,000만 달러(약 399억 원)를 마이애미가 부담했다.
스탠튼은 양키스 이적 첫해 158경기 타율 0.266 38홈런 100타점 OPS 0.852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지만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5년간 391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뿐만 아니라 성적도 급락한 스탠튼은 2022년에는 110경기 31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0.211에 불과했고, 지난해는 101경기 타율 0.191 24홈런 60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무려 13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맺은 스탠튼에게 양키스는 아직도 4년간 9,800만 달러(1,304억 원)의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CBS스포츠는 "부상으로 인해 스탠튼은 5년간 정규시즌 708경기 중 391경기 출전에 그쳤고 방망이 역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형편 없는 수비력까지 더해져 스탠튼은 대체 선수 수준 이하의 선수로 전락했다"고 혹평했다.
2위는 LA 에인절스의 혈을 막고 있는 주범으로 꼽히는 앤서니 렌던(34)이 선정됐다. 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렌던은 2019년까지 7시즌 동안 워싱턴의 간판 타자로 활약하며 916경기 타율 0.290 136홈런 546타점 OPS 0.859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FA를 앞둔 2019년에는 149경기 타율 0.319 34홈런 126타점 OPS 1.010의 눈부신 성적으로 NL 올스타, 실버슬러거 그리고 MVP 투표 3위까지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9시즌 종료 후 FA 최대어로 시장에 나선 렌던은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261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렌던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 52경기 타율 0.286 9홈런 31타점 OPS 0.915로 활약했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CBS스포츠는 "렌던은 2021년부터 3년 간 팀이 치른 486경기 중 148경기 출전에 그쳤고, 0.235/0.338/0.364의 타격 슬래시 라인을 기록했다"며 "렌던은 야구 외적인 이유로도 골칫거리였다"고 설명했다.
렌던은 가벼운 부상에도 차일피일 복귀일을 미루며 태업 논란을 일으켰다. 부상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나 영어 못한다"고 대답(렌던은 미국인이다)한 뒤 클럽하우스를 떠나는 기행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미국 팟 캐스트 '잭 비타 쇼(Jack Vita Show)'에 게스트로 출연해 "시즌을 단축해야 한다. 경기 수(162경기)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발언으로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노골적인 태업을 보여주고 있는 렌던은 아직 3년 1억 1,400만 달러(약 1,516억 원)의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태업 논란의 주인공 렌던도 제치지 못한 악성 계약 1위의 주인공은 '먹튀' 순위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6)가 차지했다.
2009년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입성한 스트라스버그는 2010년 빅리그에 데뷔해 성공 가도를 달렸다. 3년 차인 2012년 15승 6패 평균차잭점 3.16을 기록하며 잠재력이 폭발했고, 2014년(14승)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워싱턴 선발진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2019년에는 개인 최다인 18승(6패 평균자책점 3.32)을 기록하며 워싱턴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포스트시즌 6경기(선발 5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로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우승 이후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에게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259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계약은 MLB 역사에 남을 최악의 계약이 되고 말았다. 끊임없이 부상에 발목 잡힌 스트라스버그는 이후 4년간 8경기 31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2023년 아예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스트라스버그는 은퇴 계획을 밝혔지만 그마저도 무산됐다. CBS스포츠는 "스트라스버그는 지난해 은퇴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팀이 잔여 계약 기간을 처리하는 방식에 만족하지 않아 은퇴 계획이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아직 3년 1억 500만 달러(약 1,397억 원)의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CBS스포츠는 "바에즈, 브라이언트, 스탠튼, 렌던까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그나마 쓸만한 선수라고 볼 수 있지만 스트라스버그는 가능성이 없다. 그는 더이상 투구를 할 수 없는 몸이다.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위험을 감수했고 결과는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워싱턴은 남은 계약을 2019년 스트라스버그의 활약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스트라스버그가 사실상 마운드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매체는 5명의 선수 외에도 트레이드가 어려운 악성 계약으로 앤드류 베닌텐디(시카고 화이트삭스), 닉 카스테야노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패트릭 코빈(워싱턴), 카를로스 로돈(양키스) 등의 선수를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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