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금리 인하 물 건너갔다…그러면 5월? 시장 기대감 증폭
WSJ "지금 금리 내려도 실질금리 제약적 수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가 몇 달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서두르지 말 것을 요청했다.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고 기본적으로 상정하는 시나리오는 아니라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다고 3월 인하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을 충고했다. 3월, 5월, 6월 특정 시기에 베팅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올 인플레이션과 경제 지표를 총체적으로 보고 판단하라고 연준이 조언한 것이다. 3월 회의 전에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보고서와 두 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나온다.
연준이 31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며 결정문을 공개한지 6시간 지나 선물 시장에서 반영된 3월 금리인하 확률은 53%.
3월 금리인하에 대한 이날 시장의 기대는 시시각각 변하며 요동쳤다. 인건비가 2년 만에 가장 적게 올랐다는 소식에 3월 인하 확률은 60% 넘게 올랐다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 이후 40%으로 떨어졌었다. 제롬 파월 의장이 3월 금리인하를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은 직후 시장 확률은 34%로 내려갔다가 이제 50%대로 올라섰다.
3월 인하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이제 시장은 5월 인하를 99% 수준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연준은 서두르지 않는다"며 "3월 또는 5월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뱅크레이트의 그렉 맥브라이드는 블룸버그에 "금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갔지만 계단을 타고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FOMC 뒤에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첫 금리 인하 시기로 6월을 예상했다.
FOMC 성명과 파월 의장의 후속 기자회견을 종합하면 긴축과 완화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너무 오래 인하를 기다리면 고용시장이 갑자기 약해질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결국 올해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적절한 정책대응이 무엇인지 말하기 아직 이르고 지금은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아담 아바스 채권공동책임자는 배런스에 "금리인하 사이클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경제는 강력한 성장을 입증했고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내려 오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거의 모두가 전망했던 경기 침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안정과 강력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연준이 언제 움직일지를 선택할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강력한 성장과 강력한 노동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억제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꺾였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는 안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연준 기준금리는 5.25~5.5%로 22년 만에 최고수준인데 지금 소폭 인하해도 실질 금리는 여전히 경기를 상당히 제약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원래 연준은 2023년 연말 핵심 인플레이션이 3.9%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치는 2.9%로 떨어졌다. 지난 6개월 동안 핵심 인플레이션은 연율로 이미 목표 2%를 밑도는 1.9%다. 결국 5% 넘는 고금리를 유지할 근거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WSJ는 설명했다.
긴축 초기 공격적 금리인상을 주도했던 인물인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이제 더 많은 증거를 기다리지 않고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균형이 옮겨졌다고 평가했다.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의 학장 자리로 옮긴 불라드는 로이터에 "금리 0.25%p 인하를 합리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금리인하가 경제 부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잘 돌아가는 경제의 인플레이션 하락을 설명하기 위한 기술적 조정이라는 점을 제대로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오래 기다리면 FOMC가 너무 빨리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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