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사업서 맞붙는 KB vs 신한, '시니어 고객' 잡기 경쟁 치열
KB라이프생명 '요양시설' vs 신한라이프 '실버타운'
관련 법 규제는 여전한 걸림돌…초기 비용 부담 등 고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저출생‧고령화 등으로 저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시니어케어' 사업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 라이벌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를 통해 요양사업에서 맞붙는다. 선두 주자인 KB라이프생명은 도심형 요양시설을 건립 중이며 신한라이프는 2027년까지 첫 실버타운을 건립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한 관련 법 규제로 사업 진출과 확장엔 어려움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수익성 개선과 원활한 진출을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26일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했다.
신한라이프는 기존 헬스케어 자회사였던 신한큐브온의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하고 시니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오는 2025년 노인요양시설 오픈을 목표로 부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하남 미사 1호점은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요양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더불어 신한금융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물리적인 주거 환경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문화예술 △레저스포츠 △의료·헬스케어 등 일상에 필요한 생활 지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실버타운을 조성해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당시 출범식에서 "2025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라이프케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며 "신한라이프가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국민의 노후 생활을 안정적이고 두텁게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KB라이프생명은 생보업계 최초로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시설(위례·서초 빌리지)과 주·야간 보호센터(강동·위례 데이케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프리미엄 실버타운인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 카운티를 오픈했다. 내년에는 요양시설인 은평빌리지(이하 가칭), 광교빌리지, 강동빌리지를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프케어의 요양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미래혁신본부 산하 시니어사업추진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 저출생‧고령화 등으로 저성장이 가속화하자 이들 보험사가 '시니어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보험산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63년생)의 80~90세 진입으로 요양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한 관련 법 규제로 사업 진출과 확장엔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시설 사업자가 10인 이상 요양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수백억 원의 초기 비용과 3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비급여 항목의 통제로 인해 큰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요양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회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전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보장과 노후를 대비해 줄 수 있는 사회 안전망으로서 매우 큰 강점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과도한 규제로 더 많은 역할을 하기에 길이 막혀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수익성보다 종신보험 판매 부진 등 먹고살 길이 없는 보험회사에게 다른 길을 터준다는 의미가 훨씬 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등 최고 수준을 달리는 우리나라에서 시니어케어 산업은 미래에 가장 많은 수요자를 포섭하는 산업이 될 것"이라며 "시니어케어 관련 산업은 범국가적인 과제인 만큼 수익성 개선과 원활한 진출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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