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50년’ 기여로 훈장 받은 백종태 박사
“대덕연구개발특구(옛 대덕연구단지)는 ‘훈민정음’ 다음으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대덕특구에 제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휴대형 산소호흡기 제조업체인 (주)우리웰의 대표인 백종태 박사(68)는 지난 1월 2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기념 유공자 정부 포상 수여식에서 특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과학기술훈장·혁신장)을 받았다. 그는 이날 수상한 10명과 2개 기관·단체 중 유일하게 훈장을 받았다.
그는 1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오늘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대덕연구개발특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 재료공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1973년 생긴 대덕연구단지를 대덕연구개발특구로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대덕특구유치단장을 맡았다.
그는 “2003년 특구 설립을 위한 산·학·연·관 협의체를 구성한 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왜 설립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청와대에 올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승인을 얻었다”고 말했다.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이를 바탕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했다.
그는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첨단기술을 사업화할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한국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과학자인 그는 한국의 D램 반도체 개발에도 이바지했다. 1982년 3월 ETRI에 들어간 이후 우리나라 반도체 신화를 창조한 ‘D램’을 개발한 주역 중 한 명으로 활동했다. 그는 “반도체 초창기 민관합동 드림팀에 참여해 4M D램부터 1G D램까지 다양한 D램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우리웰을 창업해 화재가 빈번한 현장 노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게가 270g에 불과한 초소형 산소 마스크를 개발했다. 이 마스크는 공장·창고·공사장 등에서 화재 발생 시 단 몇 초 만에 착용 가능하고,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5분 동안 청정 산소를 마시면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진 것이 특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백 박사가 대덕특구에서 개발한 마스크 제품은 UN(국제연합) 조달 품목으로 등록돼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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