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 지진’ 한 달...귀가 못한 이들 1만명, 단수 피해 4만호 이상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여전히 1만명 넘는 주민이 거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단수로 인해 4만호가 넘는 집이 급수차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는 등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노토 반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뒤 지난 31일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238명이었으며, 실종자 수는 19명이었다. 주택 피해는 4만6000여동이었다. 다만 피해가 심한 오쿠노토 지역에서는 아직까지도 피해 상황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아 피해 규모가 한 층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망자 중 검시가 이뤄진 222명 중에서는 무너진 건물에 깔려 목숨을 잃은 사례가 92명(41%)으로 가장 많았다. 질식과 호흡부전이 49명(22%), 저체온증이나 동사가 32명(14%)이었다. 저체온증이나 동사가 다수 발생한 것과 관련해 가코 요시노부 조부대 교수는 “계절(겨울)과 추운 지역이라는 조건이 겹쳤고 도로 단절 등으로 구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생존자들도 지진 발생 한 달이 된 이날까지 불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약 1만4000여명이 피난소에서 지내고 있으며, 피해를 입은 집에서 그대로 살거나 차에서 생활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수 피해를 겪는 이들은 지난 31일 기준으로 이시카와현 내 약 4만890호에 달했다. 이들은 각지로부터 파견된 급수차에 의지하고 있다.
단수 피해는 3월말까지 어느 정도 복구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지역은 4월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로 파손 등으로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지진은 반도라는 지형적 특징에 더해 도로가 끊긴 영향으로 복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편한 일상이 지속될 경우, 생존자들의 건강 악화가 심화될 수 있어 재난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실제 이번 지진 사망자 238명 가운데 15명은 장기적인 피난 생활에 따른 지병 악화와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사망하는 ‘재해 관련사’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카와현은 이재민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가설 주택 등을 건설하고 있다. 현은 9000호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3월 말까지 가설 주택과 공영 주택 등 6500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재민의 생활 재건을 위해 고령자와 장애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엔(약 27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피해 등 기존 지원액 300만엔을 더하면 최대 600만엔(약 54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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