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 반도체 수출통제' 참여 압박 커지나…"한국 등도 도입 필요"

정혜인 기자 2024. 2. 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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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업계가 한국 등 미 동맹국들도 미국처럼 자국 기업에 대(對)중국 수출통제 방침을 도입할 것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첨단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한국 등 동맹국들도 미국과 같은 규제를 도입하는 다자간 방식의 대중 수출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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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부에 의견서 제출…
"동맹국과 규제 불균형으로 미국기업만 손해"
/로이터=뉴스1

미국 반도체업계가 한국 등 미 동맹국들도 미국처럼 자국 기업에 대(對)중국 수출통제 방침을 도입할 것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요구했다. 미국과 동맹국 간 규제 불일치로 미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불리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만약 미 정부가 업계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동맹국인 한국의 반도체 업계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관보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 관련 의견서에서 "BIS가 동맹국들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채택하도록 설득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SIA는 미국의 수출통제가 동맹국보다 복잡하고 포괄적으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규제로 인해 미국 기업은 수출통제 대상 목록에 없는 장비와 서비스를 중국에 수출하거나 제공할 수 없지만, 한국·일본·대만·네덜란드 등 주요 경쟁업체들은 통제 목록에 없는 장비면 중국 수출이 가능하다.

특히 SIA는 "수출통제는 세계 정부와 기업의 조달 및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며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규제로 해외 경쟁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그들의 연구개발(R&D) 노력에 투자돼 궁극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의 수출통제가 너무 공격적이라며 "이는 외국 경쟁업체가 기존 기술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미국 공급업체 손해를 끼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첨단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한국 등 동맹국들도 미국과 같은 규제를 도입하는 다자간 방식의 대중 수출통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동맹국에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고, 네덜란드와 일본은 자체 규제를 만들며 이에 응했다. 하지만 이들의 규제가 미국과 달라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SIA의 주장이다. 한국은 아직 미국의 동참 요구나 협의 요청 등을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IA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방침을 지금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변경할 것도 촉구했다. 의견서는 "미국 반도체 산업은 국가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정 국가 안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정되고 설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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