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 6명 면면 보니 非철강·외부가 절반...“이변”
31일 밤늦게 발표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6명 후보 명단에는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외부 인사들도 여럿 포함돼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비(非) 철강 출신으로 포스코 외부 인사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비롯해 경쟁사인 현대제철 출신 우유철 전 부회장, SK·학계를 거친 현직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018년 현직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때 ‘최종 5인 명단’이 모두 포스코 출신 인사로 채워져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이 불거졌을 때와 딴판이 됐다.
포스코 안팎에선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내부 순혈주의 인사로 문제 됐던 KT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외부 후보를 많이 포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포스코그룹 본업인 철강 산업의 특수성, 최근 철강 업황 부진과 뒤숭숭한 회사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포스코 출신 인사가 더 유력하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내·외부, 철강·비철강, 서울·영남 모두 3대3 나뉘어
후추위가 전날 발표한 심층면접 대상자 6명 명단은 포스코 출신 여부, 전문 분야 등 다방면에서 여러 배경을 지닌 후보군을 꾸렸다는 평가다.
포스코 출신 3명도 각각 강점이 다르다. 유일한 현직 후보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광양제철소장 등을 거친 ‘철강맨’이다. 현재는 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아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역임하며 배터리 소재·수소 등 신사업 혁신을 총괄하고 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최정우 회장과 2018년 최종 2인 후보로 경쟁했고, 포스코 연구소부터 시작해 신사업·재무·마케팅을 두루 경험해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통 ‘포스코맨’으로 통한다.
고려대 법대 출신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을 거친 ‘전략통’이다.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등 신사업을 주도했다. 2018년 2월에는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기획·전략 업무를 총괄했다.
포스코 외부 출신도 이력이 다양하다. 권영수 전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LG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또, 초대 LG엔솔 CEO를 맡은 배터리 산업 전문가로 꼽힌다. 작년 12월 CEO 용퇴 전까지 LG엔솔 성장기를 이끌었다.
김동섭 사장은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출신으로 해외자원개발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우유철 전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밀크 스틸(milk steel)’ 별명으로 부르며 신임했던 철강 전문가라는 평가다.
6명 후보는 철강 대 비(非)철강 평가에서도 양분됐다. 김지용·우유철·장인화 후보는 철강 전문가, 권영수·김동섭·전중선(가나다순) 후보는 경영·전략·재무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출신 지역도 서울과 영남으로 정확히 반반 나뉘었다. 권영수·우유철·장인화 3명 후보는 학교까지 같은 경기고 동문이다. 김동섭(경북사대부고), 김지용(부산 동인고), 전중선(경북 안동고) 후보는 영남 출신이다.
◇호화 이사회 출장 논란 여전
후추위가 다양한 배경의 후보를 선정했지만 오는 2월 8일 최종 후보 1인 선정까지도 공정성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우 회장 재임 시절 ‘호화 해외 이사회’ 수사가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회장 선임 절차를 총괄하는 후추위 멤버인 사외이사 7명은 2023년 캐나다 호화 이사회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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