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뎁스를 보실 수 있을 것”…LG 캡틴의 이유 있는 자신감 [MK인터뷰]
“뎁스라는 것을 정확히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이 올 시즌 소속팀의 호성적을 자신했다.
지난해 LG는 너무나 찬란한 시기를 보냈다.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중간 중간 위기가 찾아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켰다. 그 결과 86승 2무 56패를 기록, 1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할 수 있었다.
이제 왕조 구축을 노리는 LG. 그러나 변수가 있다. 이번 비시즌 기간 핵심 전력들이 이탈한 것. 먼저 전천후 우완투수 이정용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단했다. 부동의 마무리 투수 우완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손을 잡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으며,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은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이 밖에 좌완 필승조 함덕주는 좌측 팔꿈지 주두골 미세 골절로 수술을 받으며 전반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캡틴은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LG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오지환은 “올 시즌 ‘뎁스(선수단 깊이)’라는 것을 정확히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42번의 역전승을 거뒀는데, 이는 어느 후보 선수가 나오더라도 그만큼의 역할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마무리 투수로 활동한) (고)우석이가 빅리그로 향했지만, (새로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 (유)영찬이가 30세이브만 해도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그는 “(함)덕주도 부상이지만 돌아오기 전까지 김유영, 윤호솔도 있다. 그 자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투수진은 뎁스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해서 오지환은 “시즌이 또 시작됐다. (스프링캠프에) 좋은 기분을 가지고 가는 것도 좋지만 왕조 (구축)에 대해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책임감이 많이 따를 것 같다”며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선수들이 몸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다. 부상자들이 몇 명 있어서 (스프링캠프에) 합류 못한 점이 아쉬운데 3월에 개막했을 때는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통산 1750경기에서 타율 0.265(5954타수 1579안타) 154홈런 807타점 25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4를 작성한 오지환에게도 2023시즌은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었을 뿐 아니라 126경기에 출격해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을 기록, LG 타선의 한 축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한 해의 가장 중요한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6 3홈런 8타점을 올리며 LG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은 오지환은 시리즈 MVP를 차지한 것은 물론 시즌 후 LG와 6년 총 124억 원의 자유계약(FA)에 도장을 찍었다. 이상 없이 6년 더 활약하게 될 경우 그는 21년 동안 LG에 몸담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해보려 한다. 시즌을 치를 때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가려고 항상 노력했는데, 막내급 친구들과는 그래도 거리가 있다. 말을 안 걸어주는게 더 편할 수도 있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대화를 많이 해서 적응을 도와줄 것이다. 새로 온 김민수, 외국인 투수와도 대화를 많이 해 볼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는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금지 등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오지환은 이중 수비 시프트 금지에 대해 “그만큼 자기 포지션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팀 센터라인은 박해민(중견수), 신민재(2루수), 박동원(포수)까지 강력하다.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조금 더 디테일해야 한다. 베이스 크기 확대도 그렇고 시프트가 없다보니 개인의 역량이 더 많이 필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 한 발, 두 발로 살고 죽고 실책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경기 할 때 (선수들에게) 집중에 대한 것을 많이 이야기 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차근차근 준비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공만 잡고 치고 달리는 게 아니라 디테일하게 가야 한다. 연습량이나 이런 것도 생각하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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