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호주가 한국에 이기는 4가지 이유'…승리 장담한 호주 신문
호주 감독 "토트넘 감독에게 손흥민 좀 데려가라고 전화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과 만나는 호주의 유력 신문이 '호주가 한국을 꺾을 수 있는 4가지 이유'를 보도하며 승리를 장담했다.
호주 신문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일 "올해 아시안컵은 사커루(호주 축구 대표팀의 애칭)에 기회가 열려 있다"며 "호주가 다음 경기에서 이기면 4강에서는 요르단 또는 타지키스탄을 만나게 된다"고 한국과 경기가 결승 진출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과 호주의 준준결승은 우리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이 매체가 밝힌 호주가 이기는 첫 번째 요인은 역시 체력이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와 16강전을 1월 28일에 치러 4-0으로 비교적 손쉽게 이긴 반면, 한국은 31일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간도 호주가 90분, 한국은 120분에 승부차기까지 치러 차이가 났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어 "호주가 거의 2일을 더 쉬고 나오는 데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이 매 경기 교체 없이 뛰었고 설영우, 김민재, 황인범, 이재성은 이미 300분 이상을 소화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주에는 300분 이상을 뛴 선수가 4명밖에 없고, 부상자도 없다는 것이다.
호주가 유리한 두 번째 요인으로 이 신문은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의 경기 스타일을 지목했다.
이 매체는 "아널드 감독이 그동안 비효율적인 공격과 미드필더진의 기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이런 문제는 비교적 약한 팀을 상대로 할 때 더욱 두드러지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유럽 2, 3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그보다 선수 구성이 좋은 한국이 수비로 물러서는 경기 운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공격 점유율 58%를 기록했는데, 호주를 상대로도 그럴 경우 호주는 오히려 편안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며 "월드컵에서 아널드 감독은 신중한 경기 운영 속에 역습하는 경기를 잘 치른 바 있다"고 기대했다.
물론 "한국은 단 한 번의 실수도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이전 경기와 달리 실책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하면서도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아널드 감독 스타일과 잘 맞는 상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요인에서는 한국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등장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한국에서는 역대 대표팀 사상 가장 재능이 뛰어난 '황금 세대' 선수들이 뛰고 있는 시기를 허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며 "한국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 대표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한국 사령탑 취임 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적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올해 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발언도 소개했다.
손웅정 씨는 당시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며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 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손흥민 아버지의 생각에 대해 대표팀 선수들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희망 섞인 추측을 했다.
마지막으로 역대 전적에서 호주가 우위를 보인다는 사실이 이번 경기 전망도 밝게 해준다고 이 매체는 해석했다.
"최근 두 차례 경기에서는 호주가 한국에 1무 1패를 했지만, 친선경기라 큰 의미가 없다"고 전제한 이 매체는 "최근 23년간 공식 대회에서 호주가 한국에 패한 것은 딱 한 번"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1-0으로 이겼지만, 당시 두 팀 다 8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른 경기여서 역시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그 대회 결승에서 호주가 한국을 2-1로 꺾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아널드 호주 감독은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감독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전화해서 '손흥민을 좀 데려가라'고 했다"며 "한국과 같은 팀에 기회나 공간을 주면 곧바로 실점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내보였다.
아널드 감독은 "우리 수비가 지금 탄탄하다"고 신뢰를 내보이며 "실점을 줄이는 것이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이번 대회 4경기 1실점으로 홈팀 카타르와 함께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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