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매력으로 무장해제시키는 코믹여제 이하늬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2024. 2. 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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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사진=MBC

사극에서 변장한 여주인공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상투를 틀고 남장을 하는 경우부터 지체 높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수수한 복색을 하는 경우까지 여성의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이중생활을 하는 캐릭터들이 즐비했다. 극중 변장한 여주인공들은 주어진 운명대로 끌려가듯 사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살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환심을 산다.

그 연장선상에 선 MBC 금토극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연출 장태유) 이하늬는 한발 더 나아갔다.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이후 7년 만에 사극으로 나선 이하늬는 단아한 한복 차림에도 망가지기 여념이 없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캐릭터로 능동적인 삶을 펼치는 여주인공이 웃기기를 작정했다. 대게 퓨전사극이라도 코믹은 여주인공과 거리가 멀었는데, 이하늬는 솔선수범해 팬들의 웃음을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다. 

앞장서서 웃겨주지만 결단코 우습지는 않다. 이하늬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싶은 품격 있는 코믹 사극이다. 여기에 액션까지 더했다. 이하늬가 펼치는 코믹 액션 사극이 팬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보다 더 즐거운 이중생활이 있었나 싶게 팬들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사진=MBC

보통은 변장과 이중생활이 캐릭터의 일상과 가치관 등에서 서로 다른 면면으로 인한 부조화로 아슬아슬한 경계심이나 이질감을 들게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하늬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의 이중생활은 응당 그럴 만하고, 어색함도 부족함도 없어 보인다. 배우 본연의 에너지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까닭이다. 

서울대 국악과, 미스코리아 출신의 코미디 액션이라는 짧은 설명만으로도 이하늬는 다른 배우들과는 차별화된 카테고리를 구축했음을 알게 한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2019)을 비롯해 드라마 '열혈사제'(2019), '원더우먼'(2021) 등을 통해 코믹과 액션을 자신의 주특기로 만드는 동시에 대중의 호감도를 한껏 높였다. 이하늬의 이중생활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이 편하기 그지없는 이유다.

'밤에 피는 꽃'에서 이하늬가 맡은 조여화는 낮에는 하얀 소복 차림의 15년차 수절과부인데, 밤이 되면 담벼락을 넘나들며 의로운 일을 펼치는 검은 복면 히어로다. 낮에는 조선시대 양반사회의 제약 때문에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는 삶을 살지만, 밤에는 뜻한 바를 어떻게든 이루며 자신을 꽃피우고 있다. 머리보다 마음이 앞서고 몸이 앞서는 모습이 영 헛똑똑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허술해 보이는 속에서도 그의 따뜻한 진심이 드러나기에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뜻을 펼쳐나갈 수 있다.

사진=MBC

 타이틀롤인 만큼 이하늬의 활약은 거의 원맨쇼에 가깝다. 망가지고 헝클어지지만, 인간미 넘치고 사랑스러워서 애정을 샘솟게 한다. 유연하게 시대에 저항하고 민심을 보듬는 '전설의 미담'답게 강단 있는 매력도 철철 넘친다. 그러면서 이하늬가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드라마 전체를 휘감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보기 드문 포용력으로 드라마팀을 한데 끌어안고 드라마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이하늬의 위력은 시청률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회부터 7%가 넘는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3회만에 두자릿수 기록을 세우고 최근 방송한 6회에는 12.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며 최근의 MBC 사극 열풍에 도화선이 된 '연인'보다도 높은 기록이다. 총 12부작으로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기세다. 이하늬가 드라마를 이끄는 원톱 배우로서 입지를 제대로 다지고 있다.

능청스러운 복면 과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하늬는 앞으로 신흥배우 이종원과 로맨스 연기로도 불꽃을 터뜨릴 태세다. 남자주인공 박수호(이종원)가 여화를 향해 연심을 품고 물심양면으로 돕는 모습이어서 둘 사이에 본격 로맨스가 시작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인 것이다. 무엇보다 '밤에 피는 꽃'이 이하늬가 결혼과 출산 후 첫 복귀작이어서 이하늬가 멜로라인까지 가동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새해를 기분 좋게 열어젖힌 이하늬의 에너지가 안방극장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동료 후배배우들에게 용기를 주고, 많은 이들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 이하늬에게 한계가 있을까 싶지만, 한계가 있다고 한들 괘념치 않는 자세로 능동적으로 사는 모습이 모두를 신나게 만든다. '밤에 피는 꽃'으로 활약하는 이하늬는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의 소유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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