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과일 가격 상승에 빛 보는 수입산…오렌지 매출 20배↑

수입 과일 6종에 할당관세 적용 영향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수입 과일인 오렌지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이상기후 등 영향으로 국산 과일 시세가 급등한 가운데, 할당 관세 적용으로 가격이 낮아진 오렌지와 망고 등 수입 과일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오렌지, 자몽,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6종의 수입 과일에 할당 관세를 적용하면서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이 해당 품목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일정 기간 낮추는 제도다. 이번 조처로 수입 오렌지의 관세율은 50%에서 10%로, 나머지 5종은 0%로 각각 낮아졌다. 

이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수입 과일 할인 기획전을 열어 오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산 상품을 개당 1000원대에, 이스라엘산 레드자몽과 미국산 멜로골드자몽을 개당 2000원대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즌보다 최대 33% 저렴하다. 

지난달 30일까지 닷새간 이마트 전체 수입 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했다. 바나나는 11.7%, 자몽은 55.8% 각각 매출이 늘었다.

특히 최근 귤 가격의 급등으로 대체 품목 중 하나인 오렌지의 매출이 무려 20배가량 늘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귤(상급) 10개당 평균 소매가는 5442원으로 지난해 1월(3439원)에 비해 56.4% 상승했다. 지난해 8∼9월 주산지인 제주도에 폭우·폭염이 잇따르면서 노지 감귤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물량이 달리면서 비교적 저렴한 노지 감귤은 평년 대비 2∼3주 빨리 소진됐고 현재는 가격이 비싼 하우스 감귤이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할당관세 적용 물량이 풀린 지난달 25일 이후 전체 수입 과일 매출이 최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3사는 이날부터 설 연휴 직전인 오는 7일까지 망고, 아보카도, 오렌지, 바나나 등 할당관세 품목을 중심으로 2차 수입 과일 할인 행사를 이어간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에서 수입 과일 수요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티몬의 수입 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0%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오렌지가 550%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파인애플 374%, 키위 234%, 바나나 75% 등의 순이었다. G마켓(지마켓)의 경우 지난달 22∼29일 기준으로 냉동 홍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8% 증가했고 건바나나(34%), 건포도·건망고(32%) 등도 잘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