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간당간당, 경기시간 줄어들까?” KIA 168승 대투수는 ‘이 얘기’를 세 번이나 했다…진심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기시간이 줄어들까 의문도 들고…”
KBO리그 선수 대체로 ABS보다 피치클락에 부담을 갖고 있는 듯하다. ABS는 10개 구단 모든 선수에게 일관성만 유지하면,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티자가 못 치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스트라이크가 될 공이 볼이 되는 경우도 나온다는 얘기다.
단, 피치클락은 확실히 투수들에겐 예민하다. 메이저리그는 2023시즌에 도입했다. 투수는 포수로부터 공을 받은 뒤 무주자시 15초, 유주자시 20초 내에 투구해야 했다. 올 시즌에는 유주자시 20초에서 18초로 2초 줄였다.
KBO리그는 일단 도입을 보류했다. 전반기에는 페널티를 주자 않는다. 그리고 메이저리그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 무주자시 18초, 유주자시 23초다. 피치컴이 없고, 벤치의 사인이 길고, 적응해야 할 투수들에 대한 배려까지 포함된 설정이다.
그래도 현장의 걱정, 불만은 여전하다. KIA 타이거즈 168승 대투수 양현종(36)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투수 입장에서 부정적이다. ABS는 스트라이크 존이 일정하겠지만, 그 동안 하던 존보다 작을 것이다. 피치클락은 스피드업을 위한 제도인데 경기시간이 줄어들까 의문도 든다”라고 했다.
KBO리그의 피치클락은 메이저리그보다 무주자시 3초, 유주자시 5초를 더 준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간단축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있다. KBO는 도입 후 점진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현종은 이런 의미에서의 의문이 아닌, 피치클락 자체에 회의적이다. “내가 원하는 밸런스로 던져야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부정적이다. 내가 투수를 대표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부정적이다. 결정이 됐으니 해야 할 것이고, 해보지 않은 입장이긴 하지만, 투수들이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메이저리그의 야구혁명에 전 세계야구가 동참하는 흐름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투수들의 불만은 이해도 되지만, 큰 틀에선 야구산업의 발전을 위한 일이다. 변화에 성장통이 동반되는 건 일반적이다. 적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10개 구단 투수 모두 같은 조건이다.
실제 양현종은 던진 영상을 보면서 초시계로 계측해봤다고 한다. 그러자 “조금, 간당간당하다”라고 했다. 유주자시 20초를 기준으로 했는지, 23초를 기준으로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양현종 역시 투구동작을 더 빠르게 바꿔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양현종은 “스피드업을 위한 것이라면 시간이 줄어들까. 아마추어에서 볼넷 20개가 나왔다고 하지 않나. 프로에서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양현종과 똑 같은 생각을 하는 투수가 많을 것이다. 양현종은 ‘부정적’이란 말을 세 차례 했다. 올해 KBO리그는 투수들의 준비와 적응이 최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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