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욱號 롯데지에프알, 패션 불황 속 '만년적자' 탈출 가능할까
500억원 자금 수혈…2022년도 300억원 지원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롯데쇼핑이 '만년 적자'를 겪고 있는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롯데GFR)'의 대표를 교체하고 자금 지원에도 나서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 가운데, 올해는 적자 수렁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9월 기존 이재옥 대표에서 신민욱 신임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1973년생인 신 대표이사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패션부문) 해외상품사업부 팀장과 한섬 해외패션사업부 상무를 역임한 해외 패션 전문가다. 롯데지에프알 합류 전에는 프라다코리아의 리테일 디렉터를 지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은 통상 11월 말~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왔는데 이보다 약 3개월이나 먼저 롯데지에프알 신임 대표 선임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조직 변화와 쇄신이 절실하다는 상황 판단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당시 롯데그룹 측 관계자는 "그룹에서 패션 사업이 어려운 만큼, 이를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롯데지에프알 임원 인사를 그룹 정기 인사보다 먼저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롯데쇼핑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롯데지에프알에 500억원 자금 지원에 나섰다. 2022년에도 3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설계를 통한 경영 정상화 도모하기 위한 자금 수혈"이라는 게 롯데쇼핑 설명이다.
롯데지에프알은 2010년 12월 롯데쇼핑의 자회사로 편입된 엔씨에프(NCF)와 2018년 롯데백화점에서 분사한 글로벌패션(GF) 사업부가 통합해 만들어진 회사다. 롯데쇼핑이 지분 99.99%를 보유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지속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 3사가 각각 ▲롯데지에프알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패션 자회사를 두고 패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신세계·현대 패션 자회사와 달리 롯데만 유독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은 2020년 1000억원대 매출이 무너져 882억원 그쳤고, 2021년에는 매출 879억으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손실 역시 2020년 62억에서 2021년 122억으로 2배가량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22억 적자 전환했다.
2022년에는 매출이 1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억원가량 커졌다.
그러나 올해 역시 자금 수혈과 대표 교체라는 강수에도 적자 탈출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에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패션업계 전체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패션 회사의 경쟁력은 판권을 가진 브랜드 수와 인기 브랜드 보유 여부에 달렸는데, 롯데지에프알은 현재 7개의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39개)과 한섬(30개)에 한참 미치지 못한 수치다.
롯데지에프알은 보유 브랜드 가운데 프리미엄 패팅 '캐나다구스' 육성에 주력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구스'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지난 2022년 3월까지 전개해 왔으나 계약 종료 이후 롯데지에프알이 같은 해 4월부터 판권을 확보해 전개 중이다.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캐나다구스의 유통망 확장에 나서는 등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하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한 1149억원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프랑스 윈드브레이커 브랜드 '까웨'의 수입라인 재정비와 마케팅 강화로 브랜드 프리미엄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여성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 '나이스클랍'의 핵심 상품 라인을 강화하고 고급화 전략 등 브랜드 이미지 고도화 및 매출 활성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 올해도 흑자를 내기 위한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했다.
이어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인 캐나다구스 육성에도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 흑자 전환을 위한 패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강화 목적의 신규 브랜드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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