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대체할 이차전지 유기 전극, 새로운 전해질로 수명 늘렸다

UNIST, 유기 전극 용출 억제하는 전해질 개발
1000회 충·방전에도 용량 80% 유지

곽원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 전극의 성능을 높이는 전해질 개념도./UNIST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유기 전극 기반 이차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새로운 전해질을 개발했다. 비싼 금속 전극을 대체할 유기 전극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곽원진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최준명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유기 전극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성능을 높이는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리튬이온전지에 활용되는 전극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같은 전이금속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전이금속은 매장량이 제한적이고 국제정세에 따라 수급이 불안하다는 단점이 있다. 유기 전극은 친환경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가격경쟁력이 우수해 차세대 이차전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만 유기 전극은 활물질이 전해질 안에서 분리되는 용출 현상이 일어나 이차전지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유기 전극 소재를 고분자로 만들어 용출을 줄이는 연구도 진행됐지만, 이차전지 용량과 출력에 손해가 발생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유기 전극이 아닌 전해질에 주목했다. 전해질과는 섞이지만, 염과는 섞이지 않는 특성을 가진 ‘공용매’를 첨가해 새로운 전해질을 만들었다. 용출의 원인인 활물질과 전해질의 상호작용을 줄인 것이다. 유기 전극 고분자화와 달리 전지에 용량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전해질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배터리는 충·방전 1000회 실험에서도 80% 이상의 용량을 유지했다. 기존 전해질과 유기 전극 실험에서는 충·방전 20회 만에 배터리 용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곽원진 교수는 “유기 전극 기반 이차전지의 실용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출력이나 용량 손실 없이 가역성 향상을 이뤄낸 이번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후속 결과들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Energy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02/aenm.20230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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