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위해 친정팀 돌아온 김민성 “말보단 행동으로…한동희의 수줍음 바꿔줄 것”

김하진 기자 2024. 2. 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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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민성이 31일 인천공항에서 스프링캠프지 괌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31. 정지윤 선임기자



지난 1월31일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김민성(36·롯데)은 모처럼 신인 시절이 떠올랐다.

김민성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몸 담았던 팀은 롯데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한 뒤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2010년 트레이드로 넥센(현 키움)으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 사직구장에서 함성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리고 2018시즌을 마친 뒤 사인앤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고 지난해에는 LG의 29년만의 통합 우승을 이끄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또 다시 사인앤트레이드로 롯데로 돌아왔다. 2+1년 최대 9억원이라는 조건이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까지 열흘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난 일이다. 김민성은 14년 만에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날 정장 차림으로 공항을 찾은 김민성의 재킷에는 롯데 배지가 달려 있었다. 그는 “신인 때 입단했던 팀이라서 감회가 새롭다”며 “지금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여서 고참으로 돌아와서 조금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롯데 김민성이 31일 스프링캠프지 괌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젱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4.1.31. 정지윤 선임기자



세월이 흐르는 동안 롯데는 김민성이 기억하던 팀과는 다른 팀이 되었다. 김민성은 “내가 뛰었을 때에는 많은 고참들과 선배님들이 계셨다. 지금은 워낙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다. 그 선수들이 잘 할 수 있게 선배들이 도와주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롯데행을 결심하게된 건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민성은 “(LG에서)백업 생활을 할 때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 같다고 박준혁 롯데 단장님이 말씀을 해주셨다.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수로서 마무리를 마지막으로 불태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는 내야진의 공백을 채워야하는 상황이다. 내부 FA였던 안치홍이 한화로 떠났고 한동희는 상무에 지원해 합격하게 된다면 6월부터 군입대한다. 유격수 자리도 아직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내야진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미 김민성을 2루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민성은 “2루수 준비를 해보겠다”라며 “유격수는 솔직히 좀 부담스럽다. 감독님 구상에도 내가 유격수로 나가는 일이 없어야 롯데가 분명히 좋은 흐름으로 간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내가 내 역할에 맞게 충분히 잘 해내야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주전 경쟁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김민성은 “지난해에는 백업으로 준비를 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주전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젊은 친구들을 무작정 따라가기 보다는 내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서 부상 없이 시범경기 전까지 컨디션을 잘 조절하며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고참으로서의 역할도 주어진다. 롯데가 김민성을 영입한 이유 중 하나다. 그는 “내가 온다고 팀 분위기를 바꿀 생각은 없다”면서 “요즘 친구들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선배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뒤에서 다 지켜보고 있다. 내가 먼저 야구장에 나오고 성실하게 해낸다면 선수들이 신뢰할 것이다. 장기 레이스하는 데 있어서 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한동희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민성 선배에게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전해 들은 김민성은 “같이 오래 하면 좋겠지만 (군입대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며 “군대가서도 야구를 할 것이고 돌아와서도 한동희가 주축이 되어 좋은 성적을 내야 롯데가 강팀이 된다. 짧은 생활이지만 같이 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바라봤을 때 부끄러움 많이 타는 부분을 조금 없애주고 싶다”며 웃었다.

같은 날 김태형 감독은 3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민성도 “나도 계약기간이 2+1년이라 그 그림대로 가면 좋을 것 같다”며 “롯데 우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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