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척 병원 급습하더니 총 꺼냈다…이스라엘군 '위장 사살' 논란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인들이 의료진과 환자로 위장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에 위치한 이븐시나 병원을 급습하는 모습./로이터=뉴스1

이스라엘 군인들이 의료진이나 무슬림 여성으로 위장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병원을 급습해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첩보기관인 신베트, 국경수비대와 합동 작전을 펼쳐 서안지구 제닌에 위치한 이븐시나 병원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사살한 하마스 대원들은 모하메드 잘람네와 그의 형제인 바질 그리고 모하메드 가자위 등 3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병원을 은신처로 삼고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아왔다고 주장했다.

사살한 하마스 대원 3명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현장에서 잘람네의 것으로 보이는 권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보건부는 당시 상황이 기록된 이븐시나 병원 CCTV(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군이 병원에서 새로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하마스 대원 중 한 명이 이용했던 침상에 피가 흥건한 베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니지 나잘 이븐시나 병원장은 "병원에선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국제인도법에 따라 병원과 의료진은 항상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관계 당국과 소통하며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고 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