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 즐겼더니…" 건강 '적신호' 켜진 뜻밖의 이유 [건강!톡]

김세린/유채영 2024. 2. 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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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방해될 정도로 집착 '운동중독'
근골격계 질환·심장질환자 특히 주의
중단 시 우울, 불안감…병원 진단받아야
저강도 운동에도 중독…염증 악화 위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일 하던 운동을 중단할 때 우울, 불안감 등을 겪는다면 담배와 술처럼 운동에 중독된 상태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이 갖는 긍정적 측면을 넘어 습관적으로 운동만 반복하는 상황에 빠지면, 운동을 병적으로 갈망하는 상태인 '운동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기분 좋아지려 했다가 '집착' 시작…'운동중독' 자가진단법

운동중독은 평소 매일 빠짐없이 운동하는 사람이 이를 중단했을 때 일종의 금단 현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하루에 한 번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이 일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운동에 집착하고 이를 하지 못하면 정신적인 혼란과 같은 현상을 겪는 것이다.

운동중독의 대표적인 자가 진단 방법으로는 ▲하루 한 번 이상 규칙적인 스케줄에 맞춰 운동하기 ▲다른 활동보다 운동을 우선시하기 ▲운동 내성 증가 ▲중단 시 혼란 같은 금단증상이 나타남 ▲재개 시 금단증상 경감 ▲운동에 대한 갈망 경험 등이 있다. 이 항목 중 2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운동중독으로 볼 수 있다.

운동중독이 생기는 이유는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에 기인한다. 운동은 긴장과 스트레스, 가벼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주고, 뇌에서 엔도르핀, 아난다마이드와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한다. 특히 자기 신체 한계를 넘어선 운동을 하면 심한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뇌에서 호르몬이 분비된다.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통증을 줄이기 위한 호르몬에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는 것.

운동은 대부분 질병 예방과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근골격계 질환자나 심장질환자는 운동중독 시 받는 피해가 더 크다. 근골격계 질환자가 운동중독에 걸리면 잘못된 운동 자세, 고강도 운동 등으로 통증이 심해지고, 신체 변형과 같은 부상이 악화할 수 있다. 극히 일부에 해당하지만, 운동 도중 급작스러운 심장발작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다.

 '저강도 운동'도 '중독 위험'…대처법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운동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지만, 걷기와 같은 저강도 운동에도 중독될 수 있다. 매일 3km 정도 규칙적으로 3~4개월을 걷는 행위 역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라도 걷지를 못하면 불안감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등산을 즐기는 중년이 자기 무릎 상태에 개의치 않고 등산해 무릎 염증이 더욱 악화하는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운동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동의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장한 각오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으로 운동에 임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운동 계획을 선수 같은 수준으로 정하기보다는 주 3~5회 정도로 제한하고, 하루 운동하면 하루 휴식을 취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으로 만성피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해 몸과 마음이 망가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새롭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칫 있을 부상 위험 등을 없애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은 건강에 꼭 필요하지만, 중년들의 경우 신체 노화로 근력량이 줄고,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 등의 기능 역시 약해질 수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 자기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이 악화해 정상인보다 빠르게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이주강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에 중독돼 자신의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탐닉하고 있다면 이미 중독이 시작된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운동중독에 빠지면 운동을 못할 경우, 운동에 대한 갈망이 생기고, 불안, 우울, 죄책감 같은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운동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전문가의 처방 하에 운동을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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