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밴드듀오’냐고요?” 청순 아닌 다크로 발견한 새로운 류수정[SS인터뷰]

정하은 2024. 2.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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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출신 류수정. 사진 | 하우스 오브 드림스


[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데뷔 10년차, 밝고 사랑스러움을 노래하던 러블리즈 류수정은 어둡고 퇴폐적인 감정도 의연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류수정은 미국 Z세대 팝 아이콘으로 꼽히는 자일로와 밴드 듀오를 결성하고 지난 24일 두 번째 미니 앨범 ‘투록스(2ROX)’를 발매했다.

자일로는 미국의 다크팝 아이콘이다. 당초 남매 듀오였다가 메인 보컬인 페이지 더디 1인 체제로 바뀌었다.

자일로와 러블리즈 출신 류수정. 사진 | 하우스 오브 드림스


평소에도 퇴폐적이면서 중독성 있는 다크팝이란 장르에 관심이 많았다는 류수정은 자일로에게 먼저 인스타그램 디엠(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연락했다. K팝에 관심이 많았던 자일로도 기다렸다는 듯 협업을 수락했다.

류수정은 “자일로가 하는 다크팝을 평소에도 자주 들었다. 딥하면서 뇌쇄적인 장르지만 힙한 무드 안에 러블리한 포인트들이 있는데 그게 저와도 잘 맞을 거 같았다”고 협업제안 이유를 밝혔다.

앨범명인 ‘투록스’는 두 명을 뜻하는 ‘2(TWO)’와 류수정의 ‘알(R)’, 자일로의 ‘오(O)’와 ‘엑스(X)’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두 사람의 프로젝트 듀오 밴드명이기도 하다.

◇ “평소 자일로의 팬, 헤어질 때 눈물 나”

러블리즈 출신 류수정. 사진 | 하우스 오브 드림스

2014년 러블리즈로 데뷔한 류수정은 ‘아츄’, ‘데스트니(나의 지구)’, ‘종소리’, ‘지금, 우리’ 등의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21년 그룹이 사실상 해체된 후에는 지난해 4월 발매한 정규 1집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솔로 가수로서 행보를 걷고 있다.

류수정은 자일로와 이색적인 만남으로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러블리즈 활동 때는 귀엽고 청순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면, 이번 활동에서는 어두운 감정도 어색함없이 술술 풀어낸다. 이전보다 시크한 카리스마가 물씬 풍긴다.

홀로서기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밴드 듀오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음악인생에서 좋은 경험과 경력이 될 거라 생각했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저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러블리즈 출신 류수정. 사진 | 하우스 오브 드림스


앨범에는 타이틀곡 ‘쉿(SHXT)’을 포함, 류수정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3곡이 수록됐다. 자일로의 주 장르인 다크팝을 바탕으로 사랑, 우정, 자신감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쉿’은 미드 템포의 하우스 장르 곡으로, 1990년대~2000년대 미국 하이틴 드라마 주인공처럼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자일로와 허스키한 목소리의 류수정이 만나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빚어졌다.

음악 녹음은 각자의 나라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은 자일로가 2주간 한국에 방문해 함께 했다. 류수정은 “자일로가 94년생이라 또래이기도 하고 영어로 더듬더듬 소통하긴 했지만 서울의 강추위 속 빡빡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함께 하며 빨리 친해졌다”며 “헤어질 때는 아쉬워서 눈물이 나더라. 서로 편지를 써주고 헤어졌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10주년’ 류수정 “홀로서기 후 여성 팬 늘어…러블리즈 활동은 아직”

러블리즈 출신 류수정. 사진 | 하우스 오브 드림스

류수정은 올해 가수 인생 10년을 맞았다. 지난해 울림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그는 독립 레이블 ‘하우스 오브 드림스’를 설립하고 새 출발에 나섰다. 류수정은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며 열심히 임해서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블리즈 완전체 활동 계획에 대해선 “그룹으로서도 기념적인 해이다 보니 무언가 하고 싶다는 얘기는 자주 나누는데 음악, 연기 등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서 10주년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룹이 아닌 솔로로 가장 큰 변화를 체감하는 건 바로 ‘여성 팬’이다. 러블리즈 활동 당시 남성과 여성 팬의 비율이 99대 1이었다면, 솔로 전향 후 70대 30으로 여성 팬이 부쩍 늘어난 걸 실감하고 있다.

류수정은 “지금까지 콘셉추얼한 곡들을 주로 냈다면 올해엔 이지리스닝 곡을 더 자주 발매하고 싶다”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투록스 활동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류수정은 “다음에도 같이 작업을 하자고 자일로와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서 올해 안에 투록스로 또 한 번 찾아올 수 있을 거 같다”며 “자일로가 미국 LA에서 활동해서 해외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자일로도, 나도 기타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둘이 기타를 매고 더 많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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