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지천명 로맨스 장인? 쑥쓰럽네요”[인터뷰]
배우 유해진에겐 장벽이란 없다. 어떤 캐릭터든 천연덕스럽게 재현해낸다. 로맨스도 문제가 아니다. 영화 ‘달짝지근해:7510’에 이어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에서도 달짝지근한 로맨스 연기를 소화한다. ‘지천명 로맨스 장인’답다.
“에헤이, 쑥쓰럽네요. 그리고 꼭 ‘지천명’을 붙여야 하는 건가요? 하하. 나이를 떠나서 멜로 연기는 늘 좋아요. 또 관객들도 ‘유해진이 로맨스 연기하면 짜증나. 동의 못하겠어’라고 하면 문제가 될 텐데, ‘달짝지근해:7510’으로 한 고비는 넘은 것 같거든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유해진은 해사하게 웃었다. ‘도그데이즈’로 김서형과 귀여운 러브라인을 형성한 것부터 윤여정과 함께 호흡한 기분까지 다양한 이야기도 재미나게 들려줬다.
■“설 출격 ‘도그데이즈’, 누구나 볼 수 있는 가족영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 영화다. 그는 극 중 개를 싫어하는 회사원 ‘민상’을 연기한다.
“개인적으론 강아지를 좋아하기도 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라 마음에 들었어요. 설날 연휴에 개봉하는데 가족들이 모처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주 무해하기도 하고요. 슴슴할 거로 걱정했는데 막상 보니 다행히 그렇진 않더라고요. 반전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가족끼리 보기에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에요.”
김서형과 첫 작업이었다. 그는 수수하게 등장한 김서형의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피식 웃었다.
“전작들에선 김서형이 올백 머리를 하고 나왔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미지만 있었는데, 이번엔 머리를 내리고 오니까 진짜 잘 어울리더라고요. 제가 보자마자 ‘앞으로 이런 스타일 좀 해. 진짜 좋다’라고 칭찬했어요. 참 수수하고 잘 어울리더라고요. 호흡도 좋았어요. 김서형이 제게 많이 맞춰주더라고요.”
윤여정과 연기 호흡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긴장감도 컸다고 고백했다.
“모처럼 저보다 연장자인 선배와 연기를 하는 터라 긴장했어요. 후배들은 많이 만나왔지만, 선배를 만나는 작품은 많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워낙 직설적인 성격이잖아요? 혹시 NG라도 내면 어떡하지 싶어 잔뜩 걱정했죠. 그런데 현장에서 워낙 제게 가깝게 대해주더라고요. 우스개소리도 많이 하고요.”
■“어떤 선배가 되고 싶냐고요? 꼰대 같은 배우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민서’(윤여정)와 ‘진우’(탕준상)가 목공소 앞에서 청춘에 관해 얘기나누는 것을 꼽았다. ‘청춘’의 ‘춘’이 봄을 뜻하는데, 푸르른 봄이니 얼마나 더 아름답겠느냐는 내용의 대화였다.
“민서라는 어른이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진우에게 얘기하는 방법이 굉장히 세련됐더라고요. 딱딱 필요한 말만 하고 꼰대같지도 않고요. ‘어른이 하는 말이니 들어라’가 아니라 ‘살아보니 그렇더라’ 식의 이야기들이 제 마음에도 쏙쏙 박혔죠. 저에게도 필요한 말들이었나봐요. 겉은 드라이한데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한 이야기지 않았나 싶어요.”
그 장면을 보며 ‘내 옆에도 저런 어른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다.
“주변에 그런 어른이 있다면 진짜 좋을 것 같잖아요? 내가 흔들리거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필요한 말을 길지 않게 해줄 수 있는 어른이라면 든든할 것 같고요. 저도 연기하면서 선배 배우들 중 롤모델로 삼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송강호 선배는 이럴 때 어떻게 연기할까. 이런 식으로요. 삶에 있어서도 그런 선배들이 있다면 큰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일까. 질문을 건네자 곰곰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어떤 선배나 어른이 되고 싶다기 보다는 배우로선 현장에서 꼰대처럼 굴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이를 먹으면 어쩔 수 없이 저도 꼰대가 될 텐데, 촬영 현장에서는 가능하면 잔소리도 하지 말자. 꼰대처럼 비치치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죠. 만약 제가 그렇게 변한다면, 그 전에 일을 그만두지 않을까요? 어쩌면 제작진이 절 안 쓸 수도 있을 거고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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