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바이든-트럼프는 앞으로 여기에 올인
미국 대선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 전문가 워싱턴 정치 1타 강사 폴 공 선임 연구원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Q. 뉴햄프셔 경선 결과부터 정리해 볼까요? 그런 질문이 많더라고요, 이게 압승이냐 헤일리 선전이냐. 어느 현지 매체에서도 그렇게 딱 부러지게 얘기는 잘 안 하던데 개인 견해로는 어떻게 보세요? 이런 정도 성적이면.
A. 저도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해요. 트럼프한테도 압승도 아니고 헤일리한테도 선전이 아니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헤일리는 뉴햄프셔를 이겼어야 하거든요, 자기 전략상 좀 끌고 나가게 하려면. 근데 이기지도 못하고 10점 이상 차로 졌으니까. 트럼프도 이기기는 했지만 압승도 아니고 출구조사를 보면 약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죠. 무소속 표 보면 트럼프는 좀 많이 잃고 있죠. 대통령 되려면 무소속 표가 필요하거든요.
Q. 쉽게 얘기하면 열성 공화당원이 아닌 중도층들은 트럼프를 별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A. 네 그게 분명히 나타나고 있고요.
Q. 바이든 집권 기간 동안 중도층 표심이 변한 게 있습니까?
A. 그런 것보다 젊은 층 MZ세대가 지금 관심을 안 보이고 있고요. 지난 2018년서부터 계속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그 표를 많이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리고 히스패닉 흑인들 표도 많이 떨어져 지지를 안 받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헤일리 뉴햄프셔 ‘바람’… 미풍에 그친 이유는?
Q. 뉴햄프셔가 그래도 헤일리가 이길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런 예측들이 많았는데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게 진 이유, 패배의 원인은 어떻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까?
A. 보통 아이오와 코커스를 이긴 사람은 뉴햄프셔를 못 이기게 되는, 공화당 쪽에서는 그런 분위기거든요. 왜냐하면 너무 다른 주예요. 아이오와는 종교에 집중하는 복음주의자들, 그러니까 종교에 집중하는 주고 뉴햄프셔는 그래도 좀 자유, 프리덤을 중요시하고. 따져보면 뉴햄프셔는 유권자 중 40%가 4년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에요. 완전히 달라요. 트럼프가 아이오와를 먹고 뉴햄프셔를 먹었잖아요. 현직 대통령은 보통 상대방이 없어요. 경선에 진짜 맞붙는 사람이 없고 있으면 그걸 영어로는 Token Opposition이라고 하거든요. 트럼프는 재선은 아니지만 재선처럼 봐야 해요. 이례적이잖아요. 전 대통령이 출마한다는 건. 그래서 재선 관점으로 보면 이게 말이 되죠. 디샌티스, 헤일리는 다 토큰 오포지션이에요. 그냥 나타나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이 지금 출마하고 도전장을 던진 거죠.
Q. 쉽게 얘기하면 공화당의 경우는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은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사실상 현직 대통령과 같은 프리미엄이 있다.
A. 그렇습니다.
‘리틀 트럼프’ 디샌티스… 2위였는데 사퇴 왜?
Q. 디샌티스는 사퇴를 했는데도 어쨌든 간에 0.7% 표가 나왔더라고요. 이 후보가 원래는 '리틀 트럼프'로 불릴 만큼 굉장히 주목을 받았던 후보인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이없이 무너져 내렸어요. 왜 그렇다고 봐야 합니까?
A. 이유가 너무 다양하고 많습니다. 거의 책이 몇 권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사례들이 많고 어느 매체가 디샌티스가 아니라 '디재스터(disaster)'라고 별명을 지어줬더라고요. 공화당원들은 그 드라마를 즐겨요. 왜 저 마가(MAGA, 트럼프 열성 지지자) 사람들이 트럼프를 좋아하냐 물어보면요. 트럼프 이름만 나오면 민주당 사람들이 막 화가 난다, 분노 그게 너무 재미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디샌티스는 그런 반응이 없거든요. 전략상 디샌티스는 아이오와에 집중했어요. 거기에다 돈을 많이 투자했고 그리고 사상 처음으로 슈퍼팩(Superpack,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라는 기관한테 거의 모든 임무를 넘겼어요. 선대본부는 그냥 되게 작게 운영하고 슈퍼팩이 거의 1억 3천만 달러 정치자금을 모금해서 거기에다 거의 다 맡겼어요.
그 슈퍼팩을 운영한 사람이 2016년에 테드 크루즈 후보의 선대본부장이었었어요. 결국 트럼프한테 졌는데 진 사람을 또다시 시킨 거예요. 그리고 트럼프 쪽에서는 지금 핵심 측근 중 하나는 디샌티스의 고문이었던 분이 가 있어요. 디샌티스의 약점을 다 알죠. 예산을 따져보면 정치 자금을 모으면 70%는 광고에 나가야 되잖아요. 디샌티스 캠프는 광고보다 전용기를 쓰는 게 예산에서 더 많이 나갔어요.
언론과 상대하는 것도 디샌티스는 거의 모든 매체와 거리를 두고 폭스(Fox News)에만 집중했거든요. 그게 결국 디샌티스에게는 아킬레스건이 된 거죠. 왜냐하면 아무도 취재 안 해 주고. 취재라는 게 사실 후보들을 살려주는 거잖아요. 광고비를 덜 쓰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Q. 실책이 많았던 거군요.
A. 이분은 또 후보로서는 내성적이에요. 그게 안 통했어요. 아이오와 같은 데, 뉴햄프셔 같은 데는 유권자들이랑 커피 마시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내성적인 사람이 그게 어렵거든요.
Q. 슈퍼팩이라는 데가 돈을 쓰는 곳이고 손발이 딱딱 맞아야 하는데 후보 따로, 돈 쓰는 데 따로 이렇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광고비 집행이나 이런 것도 제대로 안 됐고 본인도 자기 편한 매체에만 나가면서 전혀 이슈화되거나 이런 것도 없었고 그러면서 몰락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헤일리 “아직 멀었다”… 언제까지 경선 이어갈까
A. 그건 헤일리한테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정치 자금으로 따지면 아직 돈이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돈이 있다는 걸 알고 지금 공격하는 게 그분의 정치 자금을 후원해 주는 사람들한테 너 계속 헤일리 후보를 지원해 주면, 우리 마가(MAGA) 쪽 하고는 거리를 둬야 한다 협박을 하고 있죠.
왜냐하면 네바다 코커스까지는 거의 2주 남았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까지는 4주 남았어요.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헤일리 후보가 주지사였던 주거든요. 이 압력을 2주 버틸 수 있냐 4주 버틸 수 있냐 그게 큰 문제인데 헤일리 후보는 트럼프가 또 큰 실수를 할 거라고 믿는 그런 성향도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법정에서든지 넘어지면 그래도 내가 남아 있으니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티자 그런 전략인 것 같습니다.
Q. 예전에 한국 정치도 그런 게 있어요. 이른바 그 '스페어 타이어론'. 표현이 좀 그렇습니다만 메인 후보가 잘 빠지면 대책이 없지 않느냐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 이런 스페어 후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헤일리한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속셈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얘기군요.
A. 저는 예전부터 헤일리는 아마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끝나고 거기서 사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만히 따져보니까 디샌티스가 너무 빨리 사퇴하는 바람에 어느 정도 스케줄을 앞당긴 것도 같아요. 자기 주에서 30, 40% 포인트 차로 지면 정치 인생이 끝난 거잖아요. 어느 정도 살려고 사우스 캐롤라이나까지 할까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정치 자금으로 후원해 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돈을 계속 주느냐 안 주느냐에 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2월 24일에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까지는 지금 펀드레이저, 정치자금 모으는 후원 모임이 12개 정도 잡혀 있답니다. 그런데 그게 하나하나씩 캔슬되면 알 수 있죠. 이제 정치 자금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걸.
Q. 트럼프 캠프에서 너 계속 헤일리한테 돈 주면 가만 안 두겠어 뭐 이러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어떨까요? 실제로 미국 정치 문화에서는 부담이 될까요?
A. 부담이 되죠.
Q. 아 그래요?
A. 미국 대통령이 얼마나 권한이 센데. 그래도 출구조사 보면서 여러 사람들은 또 자신이 생길 수도 있죠. 아 약점이 있구나, 대선에서는 질 수 있구나. 중도층 무소속한테 표가 안 따라가면 바이든 대통령 재선 가능성이 있다 하면서 자신을 얻는 갑부들도 있겠죠.
경선 끝나면 사법 리스크 부각? 트럼프 속내는
Q. 트럼프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헤일리가 사퇴를 해버리면 자기 혼자 남고 그러면 자기 사법 리스크라든지 자기 약점을 계속 공격당할 텐데 그것보다는 경선을 좀 끌고 가는 게 나은 거 아닌가 이런 판단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보통 정치인은 그렇게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트럼프는 보통 정치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자기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고 그러면 보통은 경선이 끝나면 그런 사법 리스크가 있으면 집중 언론 취재가 있을 건데 트럼프는 트위터 문자 하나로 뉴스를 만드는 사람이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하는 것 같아요.
Q. 역시 기존하고는 문법이 다르다고 봐야 되겠네요. 법정에 나가서 자기 선거 운동 하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A. 요즘 연설마다 그런 표현을 많이 쓰더라고요. 자기는 1920년대 미국의 마피아 알카포네보다 기소를 많이 당한 사람이라면서 다녀요. 그만큼 사법 리스크 즐겨요.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은 알카포네를 알거든요. 20년대 제일 유명한 마피아여서요. 그 사람하고 비교하니까 이 사람은 진짜 남다르죠.
Q. 프레스빌딩 앞에 노점상이 있거든요. 트럼프 머그샷 티셔츠를 팔더라고요. 저거 팔리나 안 팔리나 보고 있어요 엊그저께부터. 23일부터 바이든 티셔츠를 팔기 시작했더라고요. 다시 한번 우리가 힘 모아서 트럼프를 물리치자. 이런 내용으로 해서 팔던데 그게 일종의 정치 문화 같은 건가요?
A. 별 거 다 있어요. 모자도 있고 예전에는 그런 거를 중국에서 제조했다고 비판받는 정치인들도 많았어요. 멕시코, 중국에서 만든 거를 팔았는데 이제는 불가능하죠.
Q. 중국에서 만들면 그게 또 공격 포인트.
A. 그렇죠 약점이 되죠.
“공화당 경선 끝났다”… 7월 전당대회까지 뭐 하나
A. 바이든 캠프에서는 부동층(undecided). 그러니까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는 유권자들 중 4분의 3이 트럼프가 후보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 봐요. 그래서 걱정이 됐대요. 바이든 캠프에서는 이제 초점을 맞추자 사람들한테 알리자. 트럼프가 후보가 된다는 것을 빨리 말할수록 그래도 여론조사가 반영되지 않을까라는 생각, 계산인 것 같아요.
Q. 현지 시간 25일 나온 여론조사, 로이터·입소스가 조사한 결과인데 양자 대결에서는 40대 34 트럼프가 40이죠. 그리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까지 포함한 가상 다자 대결 조사에서는 36대 30 그리고 케네디 후보는 8 이렇게 나왔습니다. 여론조사를 어디까지 신뢰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트럼프가 높게 나오는 경향인 것 같아요.
A. 바이든 캠프에서는 이제 트럼프 공격 시작 시점이니까 그 숫자(격차)는 약해질 수밖에 없고 케네디 후보 같은 8% 그런 후보들은 보통 미국 역사를 따지면 11월 다가가면서 숫자는 줄게 돼 있어요. 죽은 표가 되니까. 결국 바이든 아니면 트럼프한테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Q.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확정되려면 공화당이 7월 그다음에 민주당이 8월인데 그때까지 뭘 하나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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