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딱지’ 뗀 이승엽 감독 “올시즌 작년과는 달라, 훨씬 성적 좋아야..박준영 기대 크다”

안형준 2024. 2. 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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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이승엽 감독이 새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왕조'를 이끈 김태형 감독과 결별한 두산 베어스는 '국민타자'였던 이승엽 감독을 선임해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로서는 KBO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지도자로서는 '초보'였던 이승엽 감독을 선임한 것은 파격적이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끈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 5위에 올랐고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했다. '초보 감독'의 데뷔 시즌은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제는 초보가 아니다. 1월 29일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승엽 감독은 "작년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비장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1년을 해봤다. 올해는 나부터도 조금 더 발전된 운영을 하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부담감도 있지만 분명히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심정을 밝혔다.

구단의 지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 두산은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를 다시 데려오며 이승엽 감독에게 최고의 '부임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올해는 두 명의 내부 FA, 양석환과 홍건희를 모두 잔류시켰다. 또 한 번 감독에게 선물을 준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구단에 감사드린다. 구단에서는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있다. 이제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 팬들께서 생각하시는 순위를 맞춰가는게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이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말고는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타격이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타격이 너무 안좋았다. 팀 순위, 타격 순위 모든 면에서 좋지 못했다"며 "이제 스태프도 많이 바뀌었고 외국인 타자도 바뀌었다. 분명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격수에 대한 고민도 있다. 지난해 이유찬을 주전 유격수로 내세웠지만 실패했다. 시즌을 마칠 때 유격수 자리를 지킨 선수는 결국 노장인 김재호였다. 이승엽 감독은 "작년에는 이유찬, 안재석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재호와 박준영이 유격수를 봤다"며 "유격수는 내야의 사령관이고 중요한 포지션이다. 사실 박준영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캠프를 치르고 지난시즌 보여준 경기력을 올해도 보인다면 경기에 많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캠프에서 박준영을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운드에 대한 큰 틀은 잡았다. 이승엽 감독은 "외국인 투수 두 명과 곽빈까지는 선발 확정이다. 아마 몸에 이상만 없다면 최승용까지도 확정이라고 볼 수 있다. 1-4선발이 사실상 확정이고 나머지 자리 후보가 김동주, 최원준, 김유성, 박신지 등 여러 투수들이다"고 말했다.

경쟁군 중에서도 특별히 기대하는 선수는 있다. 이승엽 감독은 "기본적으로는 최원준이 선발로 들어와주는 것이 가장 구색이 잘 맞는다 좌완, 우완, 사이드암까지 갖춰진다"며 "최원준이 지난해 부진했는데 체인지업 연습을 많이 했다. 선수도 부진을 만회하려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캠프는 물론 시범경기 때까지 잘하면서 선발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뒷문의 주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를 지금 확정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우리가 뒷문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홍건희에서 정철원으로 바뀌기도 했다. 정철원은 아웃카운트를 4-5개씩 책임지는 경우도 많았고 그래서 힘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마무리는 아웃카운트 3개가 가장 중요하다. 벤치에서도, 팬들이 보기에도 아웃카운트 3개는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투수가 9회에 올라갈 것이다. 그 투수를 이번 캠프에서 찾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정철원이 가장 유력하지만 조금 더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신인 선수들도 캠프에 합류했다. 김택연과 전다민이 그 주인공. 이승엽 감독은 신인도 엄격히 판단할 것임을 강조했다. 첫 프로 캠프에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만 넘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프로라면 말이 필요없다. 페이스 조절은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도도 하지 못한다면 캠프를 함께할 수 없다"며 "트레이닝 파트가 있고 코칭스태프, 선후배들도 있다. 아마 오버페이스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 보여준다는 야구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감독에게, 코치에게 뭔가를 보여줘야지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선의 핵심인 김재환은 올해 반드시 '살아나야 할' 선수. 김재환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승엽 감독도 마무리 캠프부터 김재환의 기량 회복에 크게 신경을 썼다. 이승엽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을 캠프에서 다 해줬다. 이제는 마무리 캠프처럼 1:1로 맡아서 챙겨줄 수도 없다. 40명 넘는 선수들을 모두 케어해야 한다"며 "이제는 코치들의 몫이다. 김재환은 워낙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다. 어떻게든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고 그 책임감은 김재환 본인도 갖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사진=이승엽)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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