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홀딩스, 실적 '어닝쇼크'…오너 3세 위한 '빅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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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솔홀딩스는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대해 주요 자회사 이익이 줄면서 지분법 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의 이 같은 뚜렷한 실적 악화가 올해 이익 반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빅 베스(Big Bath)'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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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한솔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력 계열사 한솔제지의 일회성 비용 지출로 이익이 급감한 여파다.
일부에선 올해부터 그룹 경영에 본격 뛰어든 오너 3세 조성민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부각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고 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431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이다. 전년보다 영업이익은 79.1% 급감했고, 매출액도 5.2%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9.7% 감소한 51억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한솔홀딩스는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대해 주요 자회사 이익이 줄면서 지분법 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솔홀딩스는 산하에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 한솔페이퍼텍, 한솔PNS 등 1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 실적은 예상보다 더 안좋았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6.4% 줄어든 2조729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80.9% 감소한 286억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손실도 12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의 이 같은 뚜렷한 실적 악화가 올해 이익 반등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빅 베스(Big Bath)'일 수 있다고 본다. 빅 베스란 목욕으로 더러운 것을 씻어낸다는 의미로 특정 연도 이익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를 해 다음 연도 이익이 늘어나도록 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실제 한솔제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327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기타 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일시적 손상 처리비용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이다. 만약 이 일시적 손상 처리가 없었다면 판매가 인상과 수요 확대로 실적이 좋았을 수 있다는 진단도 들린다.
올해도 시황 개선으로 한솔제지 등 계열사들은 일제히 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좋아지면 지난해 10월 한솔제지 친환경 사업 담당 상무에서 한솔홀딩스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한솔그룹 3세 조성민 부사장도 비교적 쉽게 경영 능력을 주목받게 된다.
한솔홀딩스는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도 이명길 전 한솔제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전격으로 교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바뀌면 그동안 쌓인 부실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하고, 실적 악화의 책임을 전임자에 돌리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며 "신임 대표는 비교적 쉽게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회계 처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솔홀딩스 최대 주주는 조 부사장의 부친인 조동길 회장으로 지분 17.23%를 보유하고 있다. 조 부사장 지분은 3%에 불과하다. 한솔케미칼, 한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더해도 32.52%에 불과해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분율 확대가 중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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