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 지고 먼 길 가는 것…서두르지 마라"

송광호 2024. 2.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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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일본은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끊임없는 전쟁 속에 다이묘(大名·봉건 영주)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힘을 길러야 했다.

1세기가량 이어진 이런 전국시대(센고쿠 시대)를 통일한 이는 세력이 그리 크지 않았던 다이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

저자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전국시대 무장들을 제치고, 이에야스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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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떻게 난세의 승자가 되었는가'
중국 허베이성 갈석산에서 짐이고 등산로 오르는 할머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6세기, 일본은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끊임없는 전쟁 속에 다이묘(大名·봉건 영주)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힘을 길러야 했다. 먹고 먹히는 생존 경쟁 속에 무력을 키우거나 적어도 외교술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1세기가량 이어진 이런 전국시대(센고쿠 시대)를 통일한 이는 세력이 그리 크지 않았던 다이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다. 여러모로 뛰어났지만, 장군으로서의 자질이 압도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서양의 전술과 철포를 군에 도입해 승승장구한 오다 노부나가처럼 민감하게 시대의 조류를 읽어 내지 못했고, 다케다 신겐이나 우에스기 겐신처럼 탁월한 지략과 용기가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전장에서 여러 차례 패했고, 치욕도 많이 당했다. 다케다 신겐과의 전투에선 대패해 치욕적인 상태로 줄행랑을 쳤고, 가문과 휘하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보다 명성이 부족한 이에게도 머리를 숙이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어떻게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300년 가까이 유지된 에도막부를 창궐할 수 있었을까.

도쿠가와 이에야스 초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일본 작가 아베 류타로가 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떻게 난세의 승자가 되었는가'(페이퍼로드)는 난세의 풍운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전국시대 무장들을 제치고, 이에야스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이에야스는 어린 시절 유력 다이묘에게 인질로 잡혀 늘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저자는 이에야스가 "항상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 불안과 긴장감에 시달렸다"며 그가 인내와 참을성을 지닌 인격의 소유자로 거듭난 건 어린 시절의 이런 기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에야스는 적의 장점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는 치욕스러운 패배를 안긴 다케다 신겐의 전투법은 물론, 가신을 다스리는 법, 영토를 통치하는 법 등을 모방 학습해 자신의 군대와 영지에 적용했다.

이 외에도 세계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민함, 적과 싸우며 터득한 외교술, 판세를 읽고 적절히 행동하는 유연한 처세술, 끝까지 방심하지 않는 신중함도 이에야스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책 표지 이미지 [페이퍼로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에야스는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마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저자는 "이에야스의 삶은 인내하는 삶이었다. 그는 정토(淨土)가 그리 간단하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비전을 품고, 인생의 목표를 멀리 두었다. 이에야스가 각종 고난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말한다.

고선윤 옮김. 21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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