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도 양현종도 맞는 말…KIA 사령탑 작업의 속도, 신속하되 성급하지 않게 ‘캔버라 오면 대박’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KIA 타이거즈는 김종국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문구를 썼다. 실제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지휘할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 직함을 주지 않았다. 새 감독을 선임해 시범경기 및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리스트업 작업 중이고,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의 보고 및 피드백을 받으면서 단계를 밟아 나간다. 단, 이미 시즌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타 구단 코치를 영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재야 인사 혹은 내부인사 승격이 예상된다.
이 대목에서 나성범과 양현종이 지난달 30일 캔버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내놓은 발언이 눈에 들어온다. 나성범은 직설적으로 새 감독이 빨리 와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길 기대했다. 반면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초반은 감독보다 코치들이 애쓰는 시간이라며, 감독 부재 사태를 잘 헤쳐갈 수 있다고 했다.
두 기둥의 얘기 모두 맞다. 감독은 선수단의 리더다. 큰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구성원들의 능률을 올려줄 수 있는 사람이다. 선수들이 나름대로 텐션을 올리며 훈련을 하겠지만, 새 감독이 와야 ‘진짜’ 텐션이 올라가지 않을까.
양현종의 얘기대로 스프링캠프 초반은 선수 개개인이 컨디션을 올리는 시간이다. 장소를 이원화하는 팀이라면 첫 번째 캠프에선 개개인이 충분히 몸을 만들고, 투수들은 투구수를 올리며, 타자들은 기본적인 감각 올리기에 집중한다. 대신 두 번째 캠프에선 실전 위주다. 시즌에 사용할 각종 작전, 전술을 다듬는 시간도 갖는다. 이땐 확실히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두 사람 모두 새 감독이 팀을 안정시켜 주길 기대할 것이다. 실제 구단은 속도를 올리되, 신중하게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본래 단장이 스프링캠프에 머무르며 선수단 지원을 체크하지만, 심재학 단장은 일단 광주에 잔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독이 캔버라에 올 수 있을까. KIA는 20일까지 캔버라에 머무르고 21일 인천에 복귀해 곧바로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탄다. 그 사이 9~12일이 설 연휴라는 변수도 있다. 20일 이전에 작업을 마무리하기엔 살짝 빠듯한 느낌은 든다.
어쨌든 중요한 건 사령탑을 빨리 뽑는 것보다 잘 뽑는 것이다. 잘 뽑은 사령탑이 캔버라 캠프까지 지휘하면 대박이지만, 구단의 미래가 걸린 일을 성급하게 처리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의 뉴 타이거즈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 실패를 반복하면 절대 안 된다. KIA에 신중한 분위기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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