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만연한 중국 스포츠계…부동산 침체한 지금이 자정 적기?
[앵커]
중국은 국제대회 유치와 부동산 활황기를 겪으면서 스포츠 역시 전성기를 누렸는데요.
최근 축구는 물론 육상, 농구, 조정 등 각 분야에서 비리가 터지며 재판을 받거나 조사 중인데, 부동산 침체기인 지금이 개혁의 적기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최근 아시안컵 무대에서 중국 축구대표팀은 예선 3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관영매체조차 역대 대표팀 중 최약체라고 혹평했고, 팬들은 카타르에서 그냥 헤엄쳐 오라는 비아냥을 쏟아냈습니다.
<중국 축구팬> "마지막까지 못 넣는구나. 골을 넣고 싶은 욕심이 전혀 없어. 치욕스럽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의 아낌없는 지원에도 승부 조작과 뇌물수수, 매관매직 등 부정부패가 혐의가 드러나 대대적인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실제 리톄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6억원을 주고 자리를 샀다고 고백했고, 4억원에 실력 없는 선수들을 기용했다고도 밝힌 바 있습니다.
정점에 있던 천쉬위안 전 중국 축구협회장은 법정에서 150억원을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축구뿐 아니라 4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위훙첸 전 육상협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고, 리야광 전 농구협회 부총재, 니후이중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장 등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스포츠계 비리는 잦은 국제대회 개최, 부동산 업계와의 유착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메달을 따기 위한 엘리트 선수 양성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선수 선발의 권한이 있는 이들에게 뇌물이 몰렸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부동산개발기업들이 각종 인허가 특혜를 바라며 지역 스포츠계에 앞다퉈 지원한 것도 비리가 만연된 이유라는 겁니다.
<첸시카이 / 중국 축구팬> "우리는 지난 10년에서 20년 동안 중국 축구의 발전이 크지 않았고, 심지어 선수들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축구 팬들은 모두 같은 감정을 공유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2001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성공을 시작으로 2022년 동계올림픽까지 중국 스포츠계는 그야말로 활황을 경험했습니다.
스포츠계에 대규모 반부패 조사가 진행 중이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는 지금이 중국 스포츠계가 자정 활동을 할 수 있는 적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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