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진 클린스만호, 백스리·백포 혼용 예고…김진수 선발 복귀가 관건[스경X도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처음으로 백스리 수비 전술을 들고나왔지만, 경기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백스리 진용에서 공격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그런데도 앞으로 상대와 상황에 따라 백스리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예고했는데, 이후 경기들에도 이 수비진용을 꺼내 들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1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스리로 변화에 대한 평가를 묻자 “전반전은 수비적으로 잘 조율됐지만, 충분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히 상대가 먼저 골을 넣으면서 공격적으로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며 경기 도중 백포로 전환한 이유도 덧붙였다.
대표팀은 백스리로 나선 전반과 백포로 전환한 후반전에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전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평가대로 상대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았지만, 공격은 답답했다. 전반 중반 점유율이 28%까지 떨어졌고, 전반 27분에야 손흥민(토트넘)의 첫 슈팅이 나왔다. 계속 수세에 몰리다 후반 이른 시간 실점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빠른 교체와 익숙한 백포로 전환한 이후에야 공격이 살아났고, 연장까지 끌고 가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의 백스리 카드도 이유는 있다. 사우디는 투톱에 윙백이 상대 진영 깊숙한 지점까지 올라오고, 이때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이 올라와 공격 자원을 5명까지 늘린다. 백포보다는 3명 센터백에 좌우 윙백이 내려와 수비에 가담해줄 수 있는 백스리가 수비하기에는 더 편할 수 있다.
경기 내용은 100%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사우디 맞춤형 전술로 백스리를 들고나온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만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8~2009시즌 중도 사임 불명예를 떠안았던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부터 4-4-2 포메이션에 대한 집착, 전술적인 유연성 부족을 문제로 지적받았다. 2020년 2월 사퇴하기 전까지 가장 최근 사령탑으로 몸담았던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에도 백스리 수비 진용으로 시작한 경기는 단 3경기에 불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도 백스리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백스리든 백포든 내 주머니에 있는 카드라고 말하고 싶다. 백스리가 필요하면 백스리로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4-4-2를 고수하면서 나타났던 중원 수 싸움 열세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백스리를 꺼내 들 가능성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커졌다. 사우디전처럼 백스리로 수비적으로 운영하다가 득점이 필요할 때 경기 도중 백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유연하게 백스리, 백포를 혼용하려면 측면 수비 자원들이 얼마나 빨리 100% 몸 상태를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조별리그 3차전부터 오른발잡이 측면 수비수 설영우(울산)가 왼쪽 측면 수비를 보고 있는데, 반대발 잡이가 서다 보니 안쪽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왼 측면 공간을 넓게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왼 풀백 김진수(전북),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기제(수원)가 선발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진수가 팀 훈련을 같이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후 경기들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길 바란다”며 선발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훈련에서는 김진수와 이기제 모두 정상훈련조로 묶였다. 다른 측면 수비 자원 설영우와 김태환은 사우디전 출전으로 회복그룹에 속해 이날 훈련을 소화했다.
오는 3일 8강전에서 맞붙는 호주는 파괴력이 떨어지는 공격보다는 끈끈한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역습 한 방을 노린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우디전과 달리 공격적인 백포 카드를 다시 들고 올 가능성이 크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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