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하노이까지 단 하루만에…'베트남 역직구몰' 생긴다

김지선 2024. 2.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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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태우 동대문24 대표 "한-베 가교 역할…생산·소비자 윈윈"
예태우 동대문24 대표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베트남에 왔다가 싹도 피워보지 못하고 도로 짐을 싸는 한국 업체를 지난 20년간 숱하게 봤습니다. 베트남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만 남게 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죠."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제품을 빠르고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역직구몰이 오는 3월 오픈한다. '동대문24'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메카 동대문시장의 열정과 치열함을 모토로, 고급(Premium), 안전(Safety), 빠름(Fast)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에서 만난 예태우(47) 동대문24 대표는 "생산자는 리스크 없이 베트남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믿고 구매하는 윈윈 모델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오후 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8시 하노이 공항에 물건이 도착하는 '총알 배송'이 강점이다. 현지 택배사를 통한 배송기간에 하루만 더하면 집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셈.

한국-베트남 국제 화물 특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배달 요금은 낮추고 속도는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예 대표의 귀띔이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 있는 동대문24 물류창고 [동대문24 제공]

입점 업체들이 동대문24 물류창고에 제품을 입고해 두기만 하면 운송부터 수출입 통관, 대금 수금, 홍보까지 모두 동대문24가 맡아서 해준다. 예 대표는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전자상거래 통관법에 의거, 베트남 세관의 정식 승인 아래 운영되는 최초의 한국 직구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언어·문화 차이로 인해 현지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데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경우 베트남에 매장을 내고 마케팅을 하는 일이 녹록지 않기에 이같은 '원스톱 토탈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하노이에 마련된 동대문24 오픈 스튜디오 [동대문24 제공]

홍보 영상 제작과 쇼핑라이브 진행이 가능한 오픈 스튜디오도 하노이에 마련했다. 손님들이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 또한 준비 중이다.

가정 내 경제권을 쥐고 있는 20∼50대 주부가 주 타깃층. 패션, 뷰티, 건강, 유아, 음식, 리빙 등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우선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VN페이 등을 통한 온라인 결제가 보편화되는 추세인 만큼 분위기는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는 것이 예 대표의 판단이다.

베트남 가계 구매력 상승과 한류 영향에 힘입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화장품을 비롯한 공산품 상당수는 여전히 인플루언서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려나가고 있다고 예 대표는 전했다.

이처럼 보따리상이 들여온 물건을 선호하는 까닭은 한글 표기로 눈속임한 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짝퉁' 때문이다. 뒷면에 깨알같이 적힌 'CHINA'를 발견하기 전까진 속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예 대표가 한국산을 믿고 살만한 사이트를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제품 설명회 [동대문24 제공]

예 대표와 베트남의 인연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3년 무역회사에 다니던 그는 시장조사차 방문한 하노이의 매력에 푹 빠져 곧바로 사표를 던지고 베트남에 여행사를 차렸다. 때마침 불어온 베트남 관광붐 덕에 기념품점, 식당 등으로도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후 국내 대기업의 총판을 맡아 유통·물류까지 영역을 넓혔던 그는 한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가맹점을 열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밑천 삼아 해외 유망 기업을 발굴, 베트남 진출을 도와온 예 대표는 '베트남통'으로서 보다 많은 이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한국과 베트남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소망이다.

통역 담당 직원이었던 베트남인 아내(34)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6)을 둔 다문화가정의 가장이기에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양국의 관계에 기여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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