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이어 펭귄까지…조류독감으로 펭귄 첫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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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에 감염돼 남극 펭귄인 젠투펭귄이 폐사한 첫 사례가 보고됐다.
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은 반대로 펭귄들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남극연구과학위원회 산하 남극야생동물건강네트워크에 따르면 또 다른 영국 속령인 사우스 조지아에서는 킹펭귄에서 최소 1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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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에 감염돼 남극 펭귄인 젠투펭귄이 폐사한 첫 사례가 보고됐다. 황제펭귄 다음 큰 펭귄으로 알려진 킹펭귄에서도 최소 1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 속령인 포클랜드의 씨라이언섬에서 지난 19일 35마리의 젠투펭귄이 죽은 채 발견됐다. 죽은 펭귄 중 2마리에서 채취한 샘플은 치명적인 조류독감인 ‘H5N1’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샐리 히스만 포클랜드 정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점점 더 많은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30일 기준 200마리 이상의 젠투펭귄 새끼들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펭귄들은 기후 변화, 환경 오염, 상업적 어업 등으로 위협에 직면한 상태지만 조류독감 감염으로부터는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가을 H5N1이 남극에 도달하기 전까지 남극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보고된 적 없었다.
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사실은 반대로 펭귄들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펭귄은 집단으로 밀집해 모여 사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한 마리가 감염되면 빠르게 바이러스가 퍼져 대량 사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아직 젠투펭귄 감염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수준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포클랜드 정부는 현재 일부 젠투펭귄이 아프거나 무기력한 상태를 보이고 있고 일부 펭귄들은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른 지역 펭귄 종에서도 감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클랜드 정부는 남부바위뛰기펭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극연구과학위원회 산하 남극야생동물건강네트워크에 따르면 또 다른 영국 속령인 사우스 조지아에서는 킹펭귄에서 최소 1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사우스 조지아 정부는 한 마리의 킹펭귄이 사망했으며 감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펭귄의 사망 이후 펭귄 폐사가 잇따르는 조짐은 아직 없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남극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남극은 바다표범, 바다사자 등 다양한 포유류와 1억 마리 이상의 조류들에게 중요한 번식지다. 해양 포유류들은 군락을 이뤄 번식하기 때문에 H5N1이 퍼진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020년 처음 출현한 H5N1은 야생 조류와 포유류에서 전례 없는 피해를 입히고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H5N1이 확산되면서 수만 마리의 물개와 바다사자가 폐사했다. 과학자들은 남극 바다표범도 같은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극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6일 북극곰 1마리가 H5N1에 감염돼 폐사했다. H5N1은 알래스카에서 대머리독수리, 여우 등의 폐사 원인이 되고 있다.
H5N1은 인체감염도 일으키는데 국내에서의 인체감염 가능성도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31일 H5N1 돌연변이가 인체 유래 기관지 상피세포 오가노이드에서 감염 증식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H5N1 변이가 인체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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