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전에서 예술가를 꿈꾼다

유혜인 기자 2024. 2.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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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조수미를 꿈꾼 적이 있다.

나고 자란 고향이면서, 한때나마 예술인의 꿈을 품게 했던 곳이란 게 무색할 정도다.

누군가는 꿈은 꿀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대전에서 예술을 꿈꾸는 이들을 응원하고, 지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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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 3팀 유혜인 기자

제2의 조수미를 꿈꾼 적이 있다.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릴 때의 일이지만, 무대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정신이 혼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환호를 듣고 싶었다.

어른들은 예술을 하면 배고프다며 꿈을 반대했다. 점점 위축된 아이는 제2의 조수미는커녕 예술인이라는 꿈을 접었다.

물론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꿈을 포기한 거였지만, 어른들에게 들은 그 말은 아직도 마음 한 켠에 응어리져 있다.

그럼에도 무대를 보는 게 좋아서 꾸준히 뮤지컬을 즐겼다. 그게 시작이었나, 전체적인 문화예술을 즐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배우나 연주가가 생겼고 취향이라는 게 만들어졌다.

대전에서 문화예술을 즐긴 적은 손에 꼽는다. 나고 자란 고향이면서, 한때나마 예술인의 꿈을 품게 했던 곳이란 게 무색할 정도다. 지역에는 발길을 잡아끄는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마주했다. 올해 첫 공연으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진행한 '새해진연:조선의 빛'은 전통음악과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다중감각적인 연주회였다. 불과 며칠 전이지만, 그때의 울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단원들의 열띤 몸놀림과 소리는 전통음악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고, 관객석의 환호와 박수는 흥분을 가중시켰다.

갤러리 숨에서 진행하고 있는 '꿈' 전시도 마찬가지다. 천과 실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은 유년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어릴 적 구멍 난 양말을 꿰매주고 떨어진 단추를 달아주던 할머니를 떠올리며 도전해 본 바느질은 형편없었다. 간격도 일정하지 않고, 간신히 묶은 끝맺음은 금세 풀렸다. 비록 결과물은 볼품없었지만, 그 과정은 나름(?) 예술적이었다.

시민의식과 소비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시민들의 문화예술 소비 욕구도 늘어났지만, 예술인들은 아직까지 '배고픈 직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이 아닌 '확대'된 문화예술이 주목받을 때다. 예술인들은 고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고 다채로운 작품을 만들고, 시민들도 더 가볍게 문화예술을 즐겨야 한다.

누군가는 꿈은 꿀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대전에서 예술을 꿈꾸는 이들을 응원하고, 지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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