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영업이익 역성장 이어 올해 매출 목표 낮췄다

김창성 기자 2024. 2. 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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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0.4조 성장에도 영업이익 12%대 하락
높은 주택사업 매출 비중… 인플레이션 여파로 원가 악화
부실시공 사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주가의 ¼ 수준
대우건설이 지난해 연결기준 경영실적(잠정) 매출 11조6478억원, 영업이익은 66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0조4192억원) 대비 1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7600억원)대비 12.8%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사진 제공=대우건설
중흥그룹을 새 주주로 맞은지 3년째에 접어드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높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주택건축사업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최근 수년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으로 원가 상승이 심화돼 이익 실현이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도 매출 목표를 낮추는 등 가시밭길이 우려된다.
대우건설 주가 반등의 불씨도 희미하다. 10년 만의 새 주인 찾기를 끝내고 새 출발을 선언한 대우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오르며 1년 만에 3계단을 뛰어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2022~2023년 매출 10조원을 잇따라 넘겼지만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주가는 3000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매출 상승에도 영업이익은 감소, 돌파구는?


1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경영실적(잠정)은 매출 11조6478억원, 영업이익은 66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0조4192억원) 대비 1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7600억원)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떨어진 이유는 매출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건축사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최근 5년(2019~2023년)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59.6%(5조1534억원) ▲2020년 62.5%(5조831만원) ▲2021년 68.0%(5조9016만원) ▲2022년 61.0%(6조3590만원) ▲2023년 61.9%(7조2051억원) 등으로 2022년을 제외하곤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 금액은 ▲주택건축사업 7조2051억원 ▲토목사업 2조4151억원 ▲플랜트사업 1조6202억원 ▲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사업 등 기타 4074억원이다. 전체 사업에서 주택과 토목·플랜트·기타 부문의 매출 비중이나 기여도를 비교할 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건축사업부문의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2022년 베트남 THT 법인 실적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목·플랜트 부문 고수익 프로젝트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도 매출은 성장했다"고 부연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실적 선방을 거뒀다는 게 대우건설의 자평이지만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등 불안 요소가 가득하다. 올해 경영 상황도 장담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의식한듯 대우건설은 올해 경영 목표를 매출 10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신규 수주는 11조5000억원의 목표를 내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에 따라 다소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토목·플랜트사업부문 대형 현장들의 견고한 매출과 1만9584가구를 공급하는 주택건축사업의 매출을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경기 침체 여파와 맞물려 반등 요소가 요원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발행주식 수 고려해도 주가 지나친 뒷걸음


대우건설은 지난해 시평 순위에서 전년 대비 3계단 뛴 3위에 올라 건설 명가의 저력을 과시하는 듯했다. 매년 7월 발표되는 시평 순위는 발주자가 건설업체의 시공능력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를 종합 분석하는 제도다.

10년 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새 주인 찾기가 2021년 말 종지부를 찍으면서 보다 적극적인 사업 추진과 안정적인 경영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당시에는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해 중견 건설업체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며 해외사업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3000원대 주가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최근에는 증권가조차 부정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1월31일 종가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3935원을 기록했다. 최근 10년(2014~2024년) 동안 대우건설 주가는 최고 1만350원(2024년 8월1일), 최저 2250원(2020년 3월27일)으로 하락률이 78.3%에 달했다.

사업구조가 유사한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영업이익률이 대우건설의 ½ 수준임에도 같은 기간 주가 하락률이 7만7254원에서 1만8632원으로 75.8% 더 적게 하락했다.

2022~2023년 부실시공 사태로 영업손실을 입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와 비교해도 ¼ 수준이다.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1만5000원대, 1만7000원대다.

세 회사는 총 발행주식 수에서 큰 차이를 보여 주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각 사의 지난해 반기보고서 기준 총 발행주식 수는 대우건설 4억1562만2638주, GS건설 8558만1490주, HDC현대산업개발 6590만7330주다. 주식 수가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반등 여건이 불리한 건 사실이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주력사업인 주택부문의 의미 있는 이익률 개선이나 업종 불확실성의 빠른 해소 등이 전제돼야 하지만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올해 분양 예정 물량(1만5540가구)이 전년(1만6014가구)보다 줄어드는 등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플랜트 부문의 리비아·모잠비크 현장 착공이 올해 3분기로 연기된 것도 올해 대우건설의 외형 축소가 예측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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