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고인 물' 정책도 한동훈에 밀려…"총선 진다" 위기감
중진 물갈이 없이 용퇴만 주문…"보수정당보다 올드해져"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올드보이'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과의 쇄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민생 등 정책 면에서도 정부·여당에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대로 가다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역력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운동권 청산'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라며 "남의 눈의 티보다는 자기 눈의 들보를 먼저 봐야 한다"고 답했다.
내부의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쇄신보다는 외부의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운동한 게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잘라야 할 이유냐"며 "잘라야 할 86에 대한 정의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중 상당수는 86세대 운동권으로, 6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인 이인영 의원(4선)과 학생 운동 이력이 있는 홍영표 의원(4선), 김근태 전 의원의 아내인 인재근 의원(3선)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존 지역구에서 22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당대표의 핵심 측근에도 '86세대'가 포진해 있다. 당대표가 임명하는 정무직 당직자 11명 중 4명(조정식·김성주·김윤덕·한병도)이 노동운동 이력을 갖고 있으며, 최고위원 7명 중 3명(정청래·서영교·서은숙)은 학생 운동가 출신이다. 지금까지 운동권 중진 중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은 우상호 의원(4선)이 유일하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운동권 청산' 프레임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다. 2040 세대 비정치인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명직 비대위원들의 경우 평균 나이가 44.4세에 불과하다. 한 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중·성동갑에서 맞붙을 수 있는 임 전 실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윤희숙 전 의원을 비교하며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으냐"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비교해 '중진 물갈이'를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 지낸 중진 의원의 경선 득표율을 15% 감점하는 등의 공천룰을 정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21일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용퇴를 주문했을 뿐, 선수를 기준으로 인위적인 불이익을 주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종걸 전 의원 등 '올드보이'들도 연이어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반대로 지금까지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은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병석 의원 등 정계 은퇴를 앞둔 중진을 제외하면 강민정·오영환·이탄희·최종윤·홍성국 등 초선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행보가 국민의힘과의 쇄신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비치면서 유권자들에게 '혁신 없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민주당의 장점은 진보적이고 젊다는 것이었다"며 "대중들이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이 보수인 국민의힘보다 더 올드하다'고 인식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이며, 이에 대한 위기감이 없는 건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민생 관련 정책 등 공약도 여당이 선점했거나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할 만한 의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이달 초 이재명 당대표의 갑작스러운 피습으로 당내 관련 논의가 지연된 걸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재보선 승리 이후 김포시 서울 편입과 공매도 중단 등 정부여당의 이어진 공세에 민주당이 수세에 몰렸다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31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자 면접 등 공관위 일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물갈이를 이뤄낼지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역대급 실정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비판에 집중한다 해서 우리의 문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전방위적 쇄신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이행하는 게 살길"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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