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신년 회견이 공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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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라는 4대 위기에 처했다"면서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 왔다"고 윤석열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그러나 끊임없이 민생법안 발목을 잡아 온 장본인이 민주당이란 점에서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리는 이 대표의 수사(修辭)는 공허하게 들린다.
이 대표는 회견의 대부분을 정부·여당 비판에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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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라는 4대 위기에 처했다”면서 “위기를 수습해야 할 정부가 위기를 만들어 왔다”고 윤석열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지난 2년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고도 했다. 야당 대표로서 총선을 앞두고 선거 전략상 정부·여당에 각을 세울 수는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민생법안 발목을 잡아 온 장본인이 민주당이란 점에서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리는 이 대표의 수사(修辭)는 공허하게 들린다.
이 대표는 회견의 대부분을 정부·여당 비판에 할애했다.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이라는 ‘역대급 위기’를 겪었다며 부동산 PF 문제, 막대한 세수 결손, 초부자 감세 추진, 재정부족에 따른 서민 지원 예산 삭감 등을 나열했다. 자신에 대한 테러와 관련해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후설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긴요한 ‘실거주 의무 폐지’에 반대하고, 민생 파탄을 외치면서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중대재해법 유예를 막은 게 누구인가. 유튜브에나 나올 법한 ‘음모론’에 기우는 듯한 발언도 실망스럽다.
민주당은 지금 당 균열과 도덕성 붕괴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차렸고,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윤관석 의원이 어제 1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뼈를 깎는 혁신이 절실한 처지다. 한데 공천 심사에선 도덕성 기준을 철저히 ‘이재명 살리기’에 맞추는 등 혁신의 기미조차 없다. 이 대표는 외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대 어떤 선거와 비교해 보더라도 갈등이나 균열 정도는 크지 않다”고 자화자찬까지 했다. 이날 회견에서 최소한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사과만 했어도 공허함이 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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